유엔 인권 연수를 다녀와서
11기 인턴 김OO
처음에 인턴으로 뽑혔을 때에는 기대보다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아직 고등학생밖에 되지 않은 제가, 저보다 나이도 경험도 지식도 많은 다른 인턴들이랑 같이 일을 하면서 민폐나 끼치지 않을까 덜컥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인종차별철폐위원회에 (이하 CERD)에 제출할 중요한 문서의 번역을 제게 맡기셨을 때, 제가 이 일을 제대로 해 낼 수 있을지 불안하여 안절부절못하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끔은 부족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성실하거나 용감할 수도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저는 수 일 동안 그 문서 하나에만 매달려 초벌 번역을 비록 미숙할지언정 다 끝내려 노력했고, 인턴십 기간 중 국제기구를 방문할 때 남들보다 더 아는 게 없기 때문에 질문 하나라도 더 하자는 마음을 갖게 됐습니다.
같이 인턴십에 참여한 원지 누나, OO 누나,OO 누나, OO 누나, OO 누나, OO이, OO이는 모두 제 예상보다도 훨씬 더 좋은 사람들이었고, 제게 부족한 점이 있으면 채워주고 고칠 점이 있으면 지적해주는 훌륭한 동료들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게 힘든 일이 있으면 드러내지 않아도 먼저 나서서 배려해 주고 격려해 주는 말 그대로 가족 같은 분들이었습니다. 저는 이 사람들이라면 힘든 일이 있으면 의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겼고, 그와 동시에 믿을 수 있는 동료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런 멋진 사람들과 2주 동안 같이 공부하고, 조사하고, 놀고, 요리하고, 웃고 울면서, 저는 동료애, 팀워크,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믿고 의지하는 법을 배워 나갔습니다.
늘 TV에서나 볼 수 있었던 국제기구들을 실제로 방문해서 그 곳에서 근무하시는 분들과 얘기를 나누었던 시간은 많은 것을 얻어 갈 수 있었던 둘도 없는 기회였습니다. 제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국제기구들에 대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었고, 또 무엇보다 그 분들이 세계의 여러 문제에 대해 현장 근무자로서 어떠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 지 알 수 있었습니다. 국제이민정책연구원(IOM)의 관계자 분께 세계 각국의 이민법의 문제점이나 이민자들이 나라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때, 국제노동기구(ILO)의 박사님께서 최저임금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고쳐 주실 때, 유엔사회개발연구소(UNRISD)의 이일청 박사님께서 민주주의의 필요성과 효용성에 대해 일깨워 주실 때, 저는 차마 말로 다 설명하지 못할 기쁨을 느꼈습니다. 항상 궁금했던 의문점들에 대한 대답을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에게서 속 시원히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이런 둘도 없는 좋은 기회를 잡아 활용하고 있는 자신이 뿌듯했습니다.
물론,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스러웠던 단체들도 있었습니다. 어떤 분께서 “시민들이 자신들의 사회권을 보장받기 위해 정치 참여 권리 등을 포기하기로 선택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인정해 주어야 하지 않느냐”라는 인권에 대한 극단적이고 조금은 위험하기까지 한 발언을 들었을 때, 우리와 만나는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기다리시는 듯한 느낌을 줄 때, CERD에 참가한 위원이 자신의 통역관과 함께 회의 내내 졸고 있을 때, 저는 유엔과 여타 국제기구들에 대해 가지고 있던 환상이 깨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그러한 실망감조차도 국제기구라는 단체를 좀 더 객관적이고 인간적인 눈으로 볼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아무리 국제라는 단어가 이름 앞에 붙어서 다양한 나라의 최고로 유능한 인재들만 모여 있을 것 같은 이 단체들도, 결국은 사람이 주체가 되어 사람이 운영하고 구성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예전에는 까마득히 멀게만 보이던 유엔이라는 기구가 갑자기 좀 더 친숙하고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유엔의 장점과 단점, 기능과 한계를 명확히 구분 지을 수 있게 되었고, 종합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 국제기구들을 방문하여 보고 들은 모든 것들은 제 지식이 되어 쌓였고, 더 나아가 제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 주었습니다. 그 범위에는 이민자들, 최저임금제, 민주주의, 그리고 국제기구들이 현대사회에서 수행하는 역할 등 세상의 다양한 현안들이 포함되었고, 이 주제들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더 성숙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제가 이번 인권연수에서 얻은 큰 성과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CERD를 직접 참관하며 NGO들의 입장을 위원들에게 전달했던 일도 제겐 정말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CERD 참여를 준비하면서 우리나라의 인권 현안들, 그중에서도 특히 인종 차별에 관한 문제들에 대해 제대로 공부할 수 있었고, 실제 회의에서 위원들이 한국 정부에 대한 정확한 심의를 할 수 있도록 보좌하면서 제가 실제로 우리나라의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결국, CERD 기간 동안 모두가 열심히 조사하고, 번역하고, 통역하고, 정리하고, 로비한 덕에 NGO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된 만족스러운 최종 견해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게 이주 노동자들을 대변하여 정의로운 싸움을 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결국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일조할 수 있었던 것, 모두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인턴들과 함께했던 제네바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면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집니다. 그들과 함께 인종차별을 해결하는 데 기여했던 것을 생각하면 자신감이 생기는 듯하고, 그때 배우고 느꼈던 것을 가슴에 품고 더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값진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준 이가원 팀장님을 비롯한 KOCUN의 여러 관계자 분들, 그리고 우리 11기 인턴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유엔 인권 연수를 다녀와서
11기 인턴 김OO
처음에 인턴으로 뽑혔을 때에는 기대보다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아직 고등학생밖에 되지 않은 제가, 저보다 나이도 경험도 지식도 많은 다른 인턴들이랑 같이 일을 하면서 민폐나 끼치지 않을까 덜컥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인종차별철폐위원회에 (이하 CERD)에 제출할 중요한 문서의 번역을 제게 맡기셨을 때, 제가 이 일을 제대로 해 낼 수 있을지 불안하여 안절부절못하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끔은 부족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성실하거나 용감할 수도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저는 수 일 동안 그 문서 하나에만 매달려 초벌 번역을 비록 미숙할지언정 다 끝내려 노력했고, 인턴십 기간 중 국제기구를 방문할 때 남들보다 더 아는 게 없기 때문에 질문 하나라도 더 하자는 마음을 갖게 됐습니다.
같이 인턴십에 참여한 원지 누나, OO 누나,OO 누나, OO 누나, OO 누나, OO이, OO이는 모두 제 예상보다도 훨씬 더 좋은 사람들이었고, 제게 부족한 점이 있으면 채워주고 고칠 점이 있으면 지적해주는 훌륭한 동료들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게 힘든 일이 있으면 드러내지 않아도 먼저 나서서 배려해 주고 격려해 주는 말 그대로 가족 같은 분들이었습니다. 저는 이 사람들이라면 힘든 일이 있으면 의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겼고, 그와 동시에 믿을 수 있는 동료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런 멋진 사람들과 2주 동안 같이 공부하고, 조사하고, 놀고, 요리하고, 웃고 울면서, 저는 동료애, 팀워크,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믿고 의지하는 법을 배워 나갔습니다.
늘 TV에서나 볼 수 있었던 국제기구들을 실제로 방문해서 그 곳에서 근무하시는 분들과 얘기를 나누었던 시간은 많은 것을 얻어 갈 수 있었던 둘도 없는 기회였습니다. 제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국제기구들에 대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었고, 또 무엇보다 그 분들이 세계의 여러 문제에 대해 현장 근무자로서 어떠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 지 알 수 있었습니다. 국제이민정책연구원(IOM)의 관계자 분께 세계 각국의 이민법의 문제점이나 이민자들이 나라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때, 국제노동기구(ILO)의 박사님께서 최저임금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고쳐 주실 때, 유엔사회개발연구소(UNRISD)의 이일청 박사님께서 민주주의의 필요성과 효용성에 대해 일깨워 주실 때, 저는 차마 말로 다 설명하지 못할 기쁨을 느꼈습니다. 항상 궁금했던 의문점들에 대한 대답을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에게서 속 시원히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이런 둘도 없는 좋은 기회를 잡아 활용하고 있는 자신이 뿌듯했습니다.
물론,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스러웠던 단체들도 있었습니다. 어떤 분께서 “시민들이 자신들의 사회권을 보장받기 위해 정치 참여 권리 등을 포기하기로 선택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인정해 주어야 하지 않느냐”라는 인권에 대한 극단적이고 조금은 위험하기까지 한 발언을 들었을 때, 우리와 만나는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기다리시는 듯한 느낌을 줄 때, CERD에 참가한 위원이 자신의 통역관과 함께 회의 내내 졸고 있을 때, 저는 유엔과 여타 국제기구들에 대해 가지고 있던 환상이 깨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그러한 실망감조차도 국제기구라는 단체를 좀 더 객관적이고 인간적인 눈으로 볼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아무리 국제라는 단어가 이름 앞에 붙어서 다양한 나라의 최고로 유능한 인재들만 모여 있을 것 같은 이 단체들도, 결국은 사람이 주체가 되어 사람이 운영하고 구성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예전에는 까마득히 멀게만 보이던 유엔이라는 기구가 갑자기 좀 더 친숙하고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유엔의 장점과 단점, 기능과 한계를 명확히 구분 지을 수 있게 되었고, 종합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 국제기구들을 방문하여 보고 들은 모든 것들은 제 지식이 되어 쌓였고, 더 나아가 제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 주었습니다. 그 범위에는 이민자들, 최저임금제, 민주주의, 그리고 국제기구들이 현대사회에서 수행하는 역할 등 세상의 다양한 현안들이 포함되었고, 이 주제들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더 성숙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제가 이번 인권연수에서 얻은 큰 성과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CERD를 직접 참관하며 NGO들의 입장을 위원들에게 전달했던 일도 제겐 정말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CERD 참여를 준비하면서 우리나라의 인권 현안들, 그중에서도 특히 인종 차별에 관한 문제들에 대해 제대로 공부할 수 있었고, 실제 회의에서 위원들이 한국 정부에 대한 정확한 심의를 할 수 있도록 보좌하면서 제가 실제로 우리나라의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결국, CERD 기간 동안 모두가 열심히 조사하고, 번역하고, 통역하고, 정리하고, 로비한 덕에 NGO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된 만족스러운 최종 견해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게 이주 노동자들을 대변하여 정의로운 싸움을 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결국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일조할 수 있었던 것, 모두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인턴들과 함께했던 제네바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면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집니다. 그들과 함께 인종차별을 해결하는 데 기여했던 것을 생각하면 자신감이 생기는 듯하고, 그때 배우고 느꼈던 것을 가슴에 품고 더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값진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준 이가원 팀장님을 비롯한 KOCUN의 여러 관계자 분들, 그리고 우리 11기 인턴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