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NGO 대회 참관기
베트남에서 10년에 한 번씩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NGO들의 컨퍼런스가 11월 28일~29일 열렸다.
NGO 대회 하면 시민단체들이모여 토론이나 주제별 발표를 통해 서로의 활동을 공유하는 행사를 떠올리지만, 베트남의 NGO 컨퍼런스는 정부 주도 하에 열린 대규모 대회였다. 베트남 정부가국제 NGO들의 구호사업 및 개발사업을 국가에 대한 일종의 투자 개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수상은 지난 7월,2013년에서 2017년 사이 국제 NGO의지원을 증진시키기 위한 국가 계획이란 제목의 시행령을 발표했다. 경제 성장을 한참 도모하고 있는 다른국가들에서도 구호단체의 지원을 개발에 활용하고는 있지만, 이를 하나의 정책으로 천명하고 국가가 대내외적으로 NGO 투자 유치에 나서는 것은 베트남만의 특수한 상황이라 여겨진다.

컨퍼런스 메인 행사
이번 대회에 참가한 NGO들 또한 베트남 정부의 공식 허가를 받고베트남에서 활동하는 국제 단체들만으로 구성됐다. 베트남에서는 NGO 단체가활동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공식 허가를 받지 않으면 추진할 수 없는 일이 많아 정부의 협력이 무척 중요하다. 그래서많은 국제 NGO들이 베트남 정부가 승인하는 NGO가 되기위해 애를 쓰는 중이다. 코쿤은 베트남 남부 껀터(CanTho)와하노이(HaNoi)에서 한국으로 결혼이주를 하기 전의 여성들에게 한국생활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현지 사전교육을 시행하고 있는데, 껀터 사업장의 경우 공식 NGO로등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다가 수개월을 기다려 지난 10월 베트남 정부에서 NGO 등록증을 받았다. 현지 코디네이터들이 베트남 관련 당국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나 응답 없이 기다린 긴 시간 때문에 마음 고생을했기에 이번 NGO 대회 참가가 남다르게 느껴지기도 했다. 역시나컨퍼런스 중 열린 몇 개의 워크숍에서도 이 문제에 관한 문제제기가 많았는데, NGO들의 지원을 국가에대한 투자 개념으로 생각하는 베트남 정부의 입장은 어느 곳이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단체인지 실리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워크숍에 참석한 한 정부 대표는 “여기 모인 여러분도 자기 의견을말할 때 어느 단체에서 왔는지, 어떤 일을 담당하는지부터 밝히는 것처럼 우리도 정체성이 모호한 단체에기회를 주기 힘들다.”는 답변으로 우회적인 표현을 했다.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국제NGO를 홍보하는 부스
컨퍼런스 메인 행사에서 정부 고위급 관료들의 연설 및 발표들에 이어 크고 작은 워크숍들이 진행됐다. 워크숍은 건강, 경제 발전과 낙후 지역의 빈곤 해결, 직업 훈련과 고용 창출, 지뢰 처리, 교육, 사회 문제, 고엽제피해자, 기후변화와 환경 등 다양한 주제들로 이루어졌다. 모든워크숍들이 28일 하루 동안 진행되므로 두 가지 관심 주제를 택해 참가할 수 있었다. 우리는 경제 발전과 낙후 지역의 빈곤 섹션과 사회 문제 섹션에 들어갔다.
베트남도 사회주의 국가이긴 하지만 지역 간 격차를 비롯한 빈부의 차이가 크다.특히 소수 민족들이 사는 북부 지역의 빈곤 문제가 많이 제기됐는데 국제 단체들이 이쪽 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구호 활동을벌이고 있었다. 소수 민족들은 베트남 내에서 차별 받는 집단으로 워낙 인프라가 적어 무턱대고 이 지역을개발할 수도 없으며 상업적인 해외 기업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대상도 아니다. 아직 이 같은 낙후 지역까지커버할 만큼 국가 재정이 넉넉지 않은 베트남 정부로서는 무상으로 인도적인 성격의 사업을 진행하는 해외 NGO들이최선의 파트너다. 이들 단체는 주로 지역 특산물의 생산량을 늘리고 이를 공정 무역을 통해 수출하는 방식으로지역 경제를 돕고 있다. 또 활동가들이 지역에 일정 기간 상주하므로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돌봄 사업과교육 활동도 병행한다.
워크숍에서는 주로 국제 구호단체 활동가들이 프로젝트의 실효성과 지속가능성, 지역주민의 실질적 참여에 관한 문제의식들을 이야기했다.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떨어진 산간 지방인 사파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는“국제단체가 많은 일을 한 뒤 지역사회에서 스스로 어떤 일을 장기적으로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국제단체의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인적 자원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제단체가 생산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떠나면, 주민들이 시장에 접근하는 방법, 시장에서 교류하고 상품을 파는 방법을모르기에 지역 경제가 다시 자생력을 잃는다는 것이다.

워크숍에서 발표 중인 활동가
국제 단체에서 일하는 베트남인 활동가는 무조건적인 계몽이나 교육이 아니라 선주민의 전통과 가치를 존속시키는 방식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베트남 정부 대표는 “소수민족의고유성과 전통을 보존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며, 최근 한 소수 민족에 대한 교육에서 선주민 언어와 베트남어를함께 가르치는 방식을 유니세프에 제안하기도 했다.”고 답변했다. 이곳에참여한 국제 NGO들이 주로 이 같은 낙후 지역에서의 구호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베트남 정부가 의도한 행사의 취지 역시 이들 NGO의 지속적인 지원이므로워크숍에서도 낙후 지역의 빈곤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워크숍을 지켜보며 조금은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국제 단체의 지원을 베트남 정부가 일종의 투자로 생각하는 것처럼 국제 NGO들도낙후된 지역들을 새로이 발굴하고 그곳에서 구호 사업을 진행하는 것 또한 그들의 입장에서는 투자가 아닐까 싶었다.후원으로 운영되는 NGO도 자신들의 활동 내용과 성과를 후원자들에게 끊임 없이 증명해야하는데 특히 국제적 차원의 거대 단체일수록 그렇기 때문이다. 이를 컨퍼런스에 참석한 활동가들도 고민하는듯 보였다. 인도적 지원이 선한 의도를 가졌더라도 그것이 진정 수혜자를 위한 활동인가 단체 존속을 위한활동인가 늘 성찰해야 함은 모든 NGO들의 숙제인 것 같다.
코쿤이 베트남에서 하고 있는 일은 여성 인권이나 여성의 역량 강화와 관련 있으므로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비주류분야에 속했다. 물론 ‘사회문제’를 주제로 한 워크숍에서 베트남 사회 전반의 성평등이나 노동자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한두 번씩 들려오기도 했지만 중요하게 다뤄지지는 않았다. 코쿤이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현지 사전교육에대해 갖고 있는 몇 가지 고민이 있는데, 베트남의 다른 국제 NGO들의고민과 주제만 다를 뿐 성격은 같다. 바로 이 사업의 실효성과 지속성에 관한 고민이다. 실효성에 대해서는 사전 교육에 참가한 이주여성이 어느 정도 누적됐다는 가정 하에 교육의 효과성 검토를 위한설문 조사 및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있다. 또 하나는 현지사전교육(PDO)이후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코쿤의 이번 베트남 출장의 목적이기도 했는데, 한국으로 건너간 많은 베트남 여성들이 문제가 생겼을 때 상담 요청을 많이 해왔고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으로서베트남 현지의 강사들에게 상담의 기초 지식들을 알려주고자 지난 한 주 간 ‘베트남 현지 상담원 양성교육’을 실시했다. 교육 프로그램의 강사로 온 한국의 이주여성 인권 분야의활동가들은 생각보다 현지 강사들의 한국어 실력을 포함한 역량이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시작은결혼이주여성을 위한 정보 제공이었지만, 만약 이 사업이 베트남 내에서 본국으로 귀환한 여성들을 지원하고베트남 사회에서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 일조한다면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동시에, 코쿤의 현지 강사들이 아직은 베트남에서 드문 여성 활동가로서 성장한다면 하는 바람도 갖고 있다.
베트남 NGO 대회 참관기
베트남에서 10년에 한 번씩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NGO들의 컨퍼런스가 11월 28일~29일 열렸다.
NGO 대회 하면 시민단체들이모여 토론이나 주제별 발표를 통해 서로의 활동을 공유하는 행사를 떠올리지만, 베트남의 NGO 컨퍼런스는 정부 주도 하에 열린 대규모 대회였다. 베트남 정부가국제 NGO들의 구호사업 및 개발사업을 국가에 대한 일종의 투자 개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수상은 지난 7월,2013년에서 2017년 사이 국제 NGO의지원을 증진시키기 위한 국가 계획이란 제목의 시행령을 발표했다. 경제 성장을 한참 도모하고 있는 다른국가들에서도 구호단체의 지원을 개발에 활용하고는 있지만, 이를 하나의 정책으로 천명하고 국가가 대내외적으로 NGO 투자 유치에 나서는 것은 베트남만의 특수한 상황이라 여겨진다.
컨퍼런스 메인 행사
이번 대회에 참가한 NGO들 또한 베트남 정부의 공식 허가를 받고베트남에서 활동하는 국제 단체들만으로 구성됐다. 베트남에서는 NGO 단체가활동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공식 허가를 받지 않으면 추진할 수 없는 일이 많아 정부의 협력이 무척 중요하다. 그래서많은 국제 NGO들이 베트남 정부가 승인하는 NGO가 되기위해 애를 쓰는 중이다. 코쿤은 베트남 남부 껀터(CanTho)와하노이(HaNoi)에서 한국으로 결혼이주를 하기 전의 여성들에게 한국생활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현지 사전교육을 시행하고 있는데, 껀터 사업장의 경우 공식 NGO로등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다가 수개월을 기다려 지난 10월 베트남 정부에서 NGO 등록증을 받았다. 현지 코디네이터들이 베트남 관련 당국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나 응답 없이 기다린 긴 시간 때문에 마음 고생을했기에 이번 NGO 대회 참가가 남다르게 느껴지기도 했다. 역시나컨퍼런스 중 열린 몇 개의 워크숍에서도 이 문제에 관한 문제제기가 많았는데, NGO들의 지원을 국가에대한 투자 개념으로 생각하는 베트남 정부의 입장은 어느 곳이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단체인지 실리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워크숍에 참석한 한 정부 대표는 “여기 모인 여러분도 자기 의견을말할 때 어느 단체에서 왔는지, 어떤 일을 담당하는지부터 밝히는 것처럼 우리도 정체성이 모호한 단체에기회를 주기 힘들다.”는 답변으로 우회적인 표현을 했다.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국제NGO를 홍보하는 부스
컨퍼런스 메인 행사에서 정부 고위급 관료들의 연설 및 발표들에 이어 크고 작은 워크숍들이 진행됐다. 워크숍은 건강, 경제 발전과 낙후 지역의 빈곤 해결, 직업 훈련과 고용 창출, 지뢰 처리, 교육, 사회 문제, 고엽제피해자, 기후변화와 환경 등 다양한 주제들로 이루어졌다. 모든워크숍들이 28일 하루 동안 진행되므로 두 가지 관심 주제를 택해 참가할 수 있었다. 우리는 경제 발전과 낙후 지역의 빈곤 섹션과 사회 문제 섹션에 들어갔다.
베트남도 사회주의 국가이긴 하지만 지역 간 격차를 비롯한 빈부의 차이가 크다.특히 소수 민족들이 사는 북부 지역의 빈곤 문제가 많이 제기됐는데 국제 단체들이 이쪽 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구호 활동을벌이고 있었다. 소수 민족들은 베트남 내에서 차별 받는 집단으로 워낙 인프라가 적어 무턱대고 이 지역을개발할 수도 없으며 상업적인 해외 기업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대상도 아니다. 아직 이 같은 낙후 지역까지커버할 만큼 국가 재정이 넉넉지 않은 베트남 정부로서는 무상으로 인도적인 성격의 사업을 진행하는 해외 NGO들이최선의 파트너다. 이들 단체는 주로 지역 특산물의 생산량을 늘리고 이를 공정 무역을 통해 수출하는 방식으로지역 경제를 돕고 있다. 또 활동가들이 지역에 일정 기간 상주하므로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돌봄 사업과교육 활동도 병행한다.
워크숍에서는 주로 국제 구호단체 활동가들이 프로젝트의 실효성과 지속가능성, 지역주민의 실질적 참여에 관한 문제의식들을 이야기했다.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떨어진 산간 지방인 사파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는“국제단체가 많은 일을 한 뒤 지역사회에서 스스로 어떤 일을 장기적으로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국제단체의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인적 자원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제단체가 생산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떠나면, 주민들이 시장에 접근하는 방법, 시장에서 교류하고 상품을 파는 방법을모르기에 지역 경제가 다시 자생력을 잃는다는 것이다.
워크숍에서 발표 중인 활동가
국제 단체에서 일하는 베트남인 활동가는 무조건적인 계몽이나 교육이 아니라 선주민의 전통과 가치를 존속시키는 방식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베트남 정부 대표는 “소수민족의고유성과 전통을 보존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며, 최근 한 소수 민족에 대한 교육에서 선주민 언어와 베트남어를함께 가르치는 방식을 유니세프에 제안하기도 했다.”고 답변했다. 이곳에참여한 국제 NGO들이 주로 이 같은 낙후 지역에서의 구호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베트남 정부가 의도한 행사의 취지 역시 이들 NGO의 지속적인 지원이므로워크숍에서도 낙후 지역의 빈곤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워크숍을 지켜보며 조금은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국제 단체의 지원을 베트남 정부가 일종의 투자로 생각하는 것처럼 국제 NGO들도낙후된 지역들을 새로이 발굴하고 그곳에서 구호 사업을 진행하는 것 또한 그들의 입장에서는 투자가 아닐까 싶었다.후원으로 운영되는 NGO도 자신들의 활동 내용과 성과를 후원자들에게 끊임 없이 증명해야하는데 특히 국제적 차원의 거대 단체일수록 그렇기 때문이다. 이를 컨퍼런스에 참석한 활동가들도 고민하는듯 보였다. 인도적 지원이 선한 의도를 가졌더라도 그것이 진정 수혜자를 위한 활동인가 단체 존속을 위한활동인가 늘 성찰해야 함은 모든 NGO들의 숙제인 것 같다.
코쿤이 베트남에서 하고 있는 일은 여성 인권이나 여성의 역량 강화와 관련 있으므로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비주류분야에 속했다. 물론 ‘사회문제’를 주제로 한 워크숍에서 베트남 사회 전반의 성평등이나 노동자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한두 번씩 들려오기도 했지만 중요하게 다뤄지지는 않았다. 코쿤이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한 현지 사전교육에대해 갖고 있는 몇 가지 고민이 있는데, 베트남의 다른 국제 NGO들의고민과 주제만 다를 뿐 성격은 같다. 바로 이 사업의 실효성과 지속성에 관한 고민이다. 실효성에 대해서는 사전 교육에 참가한 이주여성이 어느 정도 누적됐다는 가정 하에 교육의 효과성 검토를 위한설문 조사 및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있다. 또 하나는 현지사전교육(PDO)이후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코쿤의 이번 베트남 출장의 목적이기도 했는데, 한국으로 건너간 많은 베트남 여성들이 문제가 생겼을 때 상담 요청을 많이 해왔고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으로서베트남 현지의 강사들에게 상담의 기초 지식들을 알려주고자 지난 한 주 간 ‘베트남 현지 상담원 양성교육’을 실시했다. 교육 프로그램의 강사로 온 한국의 이주여성 인권 분야의활동가들은 생각보다 현지 강사들의 한국어 실력을 포함한 역량이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시작은결혼이주여성을 위한 정보 제공이었지만, 만약 이 사업이 베트남 내에서 본국으로 귀환한 여성들을 지원하고베트남 사회에서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 일조한다면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동시에, 코쿤의 현지 강사들이 아직은 베트남에서 드문 여성 활동가로서 성장한다면 하는 바람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