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16회 제네바 유엔인권연수

2016-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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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16회 제네바 유엔인권연수

OO, KOCUN 활동가


지난 6월 12일, 16기 제네바 유엔인권연수팀이 제네바로 출발했다. 제각기 다른 학업과정에 있는 사람들, 다양한 활동연식과 분야의 사람들이 모인 여정의 시작이었다. 인천공항에서 만난 참가자들에게는 사전교육에서 줄기차게 글로만 더듬었던 국제인권현장, 그리고 6월의 유럽에 대한 기대도 느껴졌다.


그러나 제네바 공항에서 참가자들을 맞이한 것은 따사로운 유럽의 여름이 아닌 시린 비바람. 비는 그 다음 주까지도 세차게 내렸다. 회의 첫 날, 본인의 이름이 새겨진 그럴싸한 출입증에 흐뭇해하던 것도 잠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발언들, 거침없이 쏟아지는 인권용어에 일동 당황해 했다.


내가 처음 인권이사회를 참관했을 때가 떠올랐다. 나도 나름 코쿤에서 활동하며 국제인권보호제도와 제법 편해졌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나에게 들린 것은, 똑같디 똑같은 국가들의 지루하고 성의없는 발언들과 의미를 찾아 떠도는 단어들뿐이었다. 분명 나는 영어에 장벽이 없는데도 논의에 접근할 수가 없었다. 스스로 얼마나 공부가 더 많이 필요한지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아마 그들의 느낌도 비슷했을 것이다.


타지에 있는 한국인에게 가장 위안이 되는 것은 다른 한국인이라 했던가. 참가자들은 한국인 전문가와의 만남을 유독 반기는 듯했다. 특히 모든 것이 생소하고 당황스러운 첫 날,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우종길 인권관과의 만남은 제도와 체계에 관한 내부적 견해를 들어볼 수 있어 유익했던 동시에,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어 자연스레 질문을 주거니 받거니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후에 만난 다른 면담자들은 타국 출신이 많았는데, 이는 면담자 구성의 다양성을 보장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결과였다. 인권이사회는 기본적으로 각국 정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절차이기는 하나, 독립적인 전문가, 조약기구, 국제기구 등 여러 유엔인권기구들과 전 세계의 비정부기구(NGO)와 시민사회도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으로, 정부와 협력하여 혹은 정부를 비판하며 국제적 인권담론의 형성에 참여하는, 나름 역동적인 공간이다. 이번 연수 참가자들도 조약기구의 위원, 국제기구의 전문가, 국내외 NGO단체 활동가, 그리고 정부 관계자까지 다양한 차원의 주체들을 만나는 기회를 가졌다.


2주라는 기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지루하다 못해 시간이 멈춘 것은 아닐까 생각하는 참가자는 아마도 없지 않았을까 생각하지만(아마 그랬다면 조느라 시간이 빨리 갔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회의가 길게 느껴지고 할 일이 많지 않다고 느끼는 이에겐 2주가 길었을 것이고, 인권이슈에 대한 각국의 미묘한 입장 차이를 파악하는데 집중하고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논의를 다 들어갈 수 없어 아쉬웠던 이에겐 모든 것을 경험하기에 2주가 짧았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내게는 하루하루는 길었으나 2주는 금새 지나갔다. 해마다 제네바, 그리고 인권이사회를 다시 또 방문할 때마다 그 공간에 있는 하나의 시민사회단체 구성원으로써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들이 점점 많이 보인다. 그 때문에 매번 이전보다 바쁘고 치열하다. 이번에 함께했던 한 참가자가 이번 연수를 통해 국제적 차원의 논의도 논의지만, NGO의 역할에 대해 다소 회의적이었던 시각을 바꾸고 큰 의미를 찾았다고 했을 때, 아마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겠지만 가장 기쁘고 보람됐던 순간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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