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회 제네바 유엔인권연수를 마치며
황OO

2016년 4월의 어느 날, 유엔인권정책센터의‘16차 제네바 인권 연수’ 모집 공고에 지원하게 됐다. 처음 이 공고를 해도 실제로 지원할 생각은 없었다. 연수후보생들을 평가하는 기준이 ‘인권 감수성을 가진 자’ 혹은‘인권에 관심이 있는 자’ 등이었는데, 내가 이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인가를 차치하더라도 실제로 이런 기준을 가지고 연수생을 뽑을 단체는 없을 것이라고생각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대외용으로 제시하는 기준과 실제로 단체가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다를 수밖에없다고 생각해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던 중, 내게 맞는 기준이라며 지원을 독촉하는 친구에 떠밀려 원서는 내보기로 했다. 그리고한편으로는 학부 시절부터 내가 가지고 있던 인권에 대한 단상, 그리고 내가 해온 활동들을 무슨 생각으로참여했으며, 그 과정에서 보고 배운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 되돌아보는 것도 좋을 기회일 것 같아 원서를작성하게 됐다. 이렇게 나는 자격증을 몇 개 가졌는지 혹은 어학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증명’하지 않고, 내가지금까지 인권과 관련하여 보고 느낀 바를 글로 원서에 담았고, 또 이 내용들을 면접에서 직접 말로 풀어낸후, 이번 16차 연수 프로그램에 합격했다. 이렇게 유엔인권정책센터가 내가 가진 고정관념을 깨트리면서, 이번연수 과정을 멋지게 시작하게 됐다.
이번 16차 연수 과정에 참여한 인원은 총 8명이었다. 장애인, 성소수자, 여성혹은 난민 등 관심을 가지고 활동한 분야는 각 연수생마다 달랐지만, 차별 없이 모든 사람의 인권이 보장돼야한다는 생각 그리고 이 생각이 현실이 돼야 한다는 것만큼은 굳게 믿는, 그런 사람들이 모이게 됐다. 물론 이렇게 다양한 관심 분야만큼, 인권 단체에 소속된 활동가부터학교에서 학생자치로 인권 활동을 경험한 학생까지 다양한 배경과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기에, 초반에는친해지기 쉽지 않았고 종종 토론 중에는 격한 논쟁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매주 모임을 반복할수록, 그리고 각자의 생각을 공유할수록,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혀갈 수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며 함께 나아가는, 그런 ‘팀’이란 느낌이들기 시작했다.
사전교육은국제 관계 및 정세를 분석하는 것과 여러 문서들을 통해서 유엔인권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 이렇게 크게두 가지로 진행됐다. 국제 정세 같은 경우는 한 사람이 모든 지역을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각자 하나의 지역을 맡기로 했고, 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게 됐다. 처음에는 한 주의 모든 사건들을 정리한다는 게, 더구나 영어로 된뉴스를 한글로 번역해서 요약한다는 게 귀찮고 힘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지역에 있는 국가들의역사 및 관계를 이해하게 됐고, 이때부터는 내가 준비해온 자료를 팀원들에게 브리핑해주는 시간이 기대되기까지했다. 그리고 유엔메커니즘에 관한 학습을 통해서는 유엔이 어떤 식으로 전 세계의 인권을 다루는지 이해할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유엔’이란 조직에 대해서 들어왔기에 굉장한 친숙한 개념인 건 맞지만, 어떻게유엔이란 조직이 구성돼있고, 또 어떻게 작동되는지에 대해선 솔직히 제대로 알지 못했었다. 그런데 인권과 관련된 여러 기구들과 이 기구들이 내놓은 문서를 공부하면서, 이러한결의안 및 보고서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채택되게 됐고, 또 이 과정엔 각각 어느 주체들이 참여하게 되는지배우면서, 제네바에서 연수생으로 활동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렇게 2달 과정의 교육을 마치고 제네바로 향했다. 애당초 외국에 나가본적도 별로 없기 때문에 모든 게 낯설기만 했고, 여기에 더해 인권연수생으로서 32차 인권이사회에서 전개된 논의들을 국내 시민사회에 전달해야 하는 역할까지 가지고 가니, 모든 게 부담스러웠다. 더구나 영어 혹은 불어로 진행되는 게 유엔회의들인데, 나는 불어는커녕 영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 하는 상태에서 연수에 참여했기에, 떨리고 정신 없던 2주를 보냈다.그냥 유엔 건물을 방문해보고, 이곳에서 좋은 추억을 쌓는 게 제네바에 가는 목적이라면, 회의가 익숙하지 않든 말든 크게 개의치 않아도 됐을 것이다. 하지만비록 아주 작은 부분을 맡았다지만, 이번 인권이사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국내에 전달해야 하는 역할이기에회의면 회의대로, 면담이면 면담대로 최선을 다해서 집중했다. 물론이러한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연수 기간 동안 부족한 부분도 많았고, 또이로 인해서 실수도 많이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노력했던 시간들이었고, 그런 만큼 지금 생각해도 보람찬 연수 기간이었다.

국내에돌아와서는 한 달간의 작성 및 편집 과정을 거쳐서 모니터링 보고서를 완성했고, 이 보고서 중 국내에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가지고 보고대회를 했다. 내가 맡은 부분은 ‘성소수자 인권 보호 관련 결의안’이었고, 다른 팀원들은 집회 및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 한국보고서, 인권옹호자보호 제도 설치, 그리고 여성의 인권에 관하여 발표했다. 보고서를통해서 모니터링 결과를 전달하는 것과 다르게, 보고대회는 사람들과 직접 마주 보고 발표를 하는 형식이고, 주어진 시간도 굉장히 짧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적어도 내가 발표하는 부분만큼은 16차 연수팀 전체의 입장을 대표하기에, 보고대회 준비부터 실제 발표까지많은 신경을 썼던 것 같다. 그러다 보고대회마저 마치고 나서는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보다, 무려 4개월 넘게 참여해온 연수가 이렇게 끝난다는 아쉬움이 더 크게남았다.
마지막으로, 제네바 연수 기간을 제외한 국내에서의 기간 중 3개월은 인턴으로사무국에서 활동했다. 일주일에 이틀을 한 것뿐이지만, 이번인턴 활동은 인권단체에 있는 활동가의 역할 및 업무에 대해서 대강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나는 NGO에서 활동하고 싶은데, 내가 막연하게 기대하는 것과 실제로 일하는부분은 어느 정도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NGO 에서의활동을 경험해볼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이번 연수 과정에 포함된 인턴 활동을 해보면서, 내가 하고자 하는 역할에 어느 부분이 더 필요한지, 그리고 여러인권 의제 중 어느 부문에서 내가 진심으로 활동하고 싶은지 등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나의 연수 과정도 인턴 활동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나름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내가 기록하고 정리한 내용들이 국내 시민사회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그리고 인턴 활동을 통해서 내가 배워가는 것뿐만 아니라, 내 활동이 사무국에 도움이 됐는지도잘 모르겠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만약그렇게 되지 못 했다면, 그 책임은 많이 부족했던 나 자신에게 있을 것이다. 이렇듯 아쉬운 부분도 많은 게 사실이지만, 동시에 이번 연수와 인턴과정을 통해서 내가 생각하는 인권은 무엇이며, 나는 왜 인권 옹호 활동에 참여해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확인해볼 수 있었다. 유엔인권정책센터의연수 프로그램을 통해서 더 많은 활동가 및 학생들이 유엔인권메커니즘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길 기대해본다.
제 16회 제네바 유엔인권연수를 마치며
황OO
2016년 4월의 어느 날, 유엔인권정책센터의‘16차 제네바 인권 연수’ 모집 공고에 지원하게 됐다. 처음 이 공고를 해도 실제로 지원할 생각은 없었다. 연수후보생들을 평가하는 기준이 ‘인권 감수성을 가진 자’ 혹은‘인권에 관심이 있는 자’ 등이었는데, 내가 이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인가를 차치하더라도 실제로 이런 기준을 가지고 연수생을 뽑을 단체는 없을 것이라고생각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대외용으로 제시하는 기준과 실제로 단체가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다를 수밖에없다고 생각해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던 중, 내게 맞는 기준이라며 지원을 독촉하는 친구에 떠밀려 원서는 내보기로 했다. 그리고한편으로는 학부 시절부터 내가 가지고 있던 인권에 대한 단상, 그리고 내가 해온 활동들을 무슨 생각으로참여했으며, 그 과정에서 보고 배운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 되돌아보는 것도 좋을 기회일 것 같아 원서를작성하게 됐다. 이렇게 나는 자격증을 몇 개 가졌는지 혹은 어학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증명’하지 않고, 내가지금까지 인권과 관련하여 보고 느낀 바를 글로 원서에 담았고, 또 이 내용들을 면접에서 직접 말로 풀어낸후, 이번 16차 연수 프로그램에 합격했다. 이렇게 유엔인권정책센터가 내가 가진 고정관념을 깨트리면서, 이번연수 과정을 멋지게 시작하게 됐다.
이번 16차 연수 과정에 참여한 인원은 총 8명이었다. 장애인, 성소수자, 여성혹은 난민 등 관심을 가지고 활동한 분야는 각 연수생마다 달랐지만, 차별 없이 모든 사람의 인권이 보장돼야한다는 생각 그리고 이 생각이 현실이 돼야 한다는 것만큼은 굳게 믿는, 그런 사람들이 모이게 됐다. 물론 이렇게 다양한 관심 분야만큼, 인권 단체에 소속된 활동가부터학교에서 학생자치로 인권 활동을 경험한 학생까지 다양한 배경과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기에, 초반에는친해지기 쉽지 않았고 종종 토론 중에는 격한 논쟁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매주 모임을 반복할수록, 그리고 각자의 생각을 공유할수록,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혀갈 수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며 함께 나아가는, 그런 ‘팀’이란 느낌이들기 시작했다.
사전교육은국제 관계 및 정세를 분석하는 것과 여러 문서들을 통해서 유엔인권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 이렇게 크게두 가지로 진행됐다. 국제 정세 같은 경우는 한 사람이 모든 지역을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각자 하나의 지역을 맡기로 했고, 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게 됐다. 처음에는 한 주의 모든 사건들을 정리한다는 게, 더구나 영어로 된뉴스를 한글로 번역해서 요약한다는 게 귀찮고 힘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지역에 있는 국가들의역사 및 관계를 이해하게 됐고, 이때부터는 내가 준비해온 자료를 팀원들에게 브리핑해주는 시간이 기대되기까지했다. 그리고 유엔메커니즘에 관한 학습을 통해서는 유엔이 어떤 식으로 전 세계의 인권을 다루는지 이해할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유엔’이란 조직에 대해서 들어왔기에 굉장한 친숙한 개념인 건 맞지만, 어떻게유엔이란 조직이 구성돼있고, 또 어떻게 작동되는지에 대해선 솔직히 제대로 알지 못했었다. 그런데 인권과 관련된 여러 기구들과 이 기구들이 내놓은 문서를 공부하면서, 이러한결의안 및 보고서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채택되게 됐고, 또 이 과정엔 각각 어느 주체들이 참여하게 되는지배우면서, 제네바에서 연수생으로 활동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렇게 2달 과정의 교육을 마치고 제네바로 향했다. 애당초 외국에 나가본적도 별로 없기 때문에 모든 게 낯설기만 했고, 여기에 더해 인권연수생으로서 32차 인권이사회에서 전개된 논의들을 국내 시민사회에 전달해야 하는 역할까지 가지고 가니, 모든 게 부담스러웠다. 더구나 영어 혹은 불어로 진행되는 게 유엔회의들인데, 나는 불어는커녕 영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 하는 상태에서 연수에 참여했기에, 떨리고 정신 없던 2주를 보냈다.그냥 유엔 건물을 방문해보고, 이곳에서 좋은 추억을 쌓는 게 제네바에 가는 목적이라면, 회의가 익숙하지 않든 말든 크게 개의치 않아도 됐을 것이다. 하지만비록 아주 작은 부분을 맡았다지만, 이번 인권이사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국내에 전달해야 하는 역할이기에회의면 회의대로, 면담이면 면담대로 최선을 다해서 집중했다. 물론이러한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연수 기간 동안 부족한 부분도 많았고, 또이로 인해서 실수도 많이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노력했던 시간들이었고, 그런 만큼 지금 생각해도 보람찬 연수 기간이었다.
국내에돌아와서는 한 달간의 작성 및 편집 과정을 거쳐서 모니터링 보고서를 완성했고, 이 보고서 중 국내에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가지고 보고대회를 했다. 내가 맡은 부분은 ‘성소수자 인권 보호 관련 결의안’이었고, 다른 팀원들은 집회 및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 한국보고서, 인권옹호자보호 제도 설치, 그리고 여성의 인권에 관하여 발표했다. 보고서를통해서 모니터링 결과를 전달하는 것과 다르게, 보고대회는 사람들과 직접 마주 보고 발표를 하는 형식이고, 주어진 시간도 굉장히 짧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적어도 내가 발표하는 부분만큼은 16차 연수팀 전체의 입장을 대표하기에, 보고대회 준비부터 실제 발표까지많은 신경을 썼던 것 같다. 그러다 보고대회마저 마치고 나서는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보다, 무려 4개월 넘게 참여해온 연수가 이렇게 끝난다는 아쉬움이 더 크게남았다.
마지막으로, 제네바 연수 기간을 제외한 국내에서의 기간 중 3개월은 인턴으로사무국에서 활동했다. 일주일에 이틀을 한 것뿐이지만, 이번인턴 활동은 인권단체에 있는 활동가의 역할 및 업무에 대해서 대강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나는 NGO에서 활동하고 싶은데, 내가 막연하게 기대하는 것과 실제로 일하는부분은 어느 정도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NGO 에서의활동을 경험해볼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이번 연수 과정에 포함된 인턴 활동을 해보면서, 내가 하고자 하는 역할에 어느 부분이 더 필요한지, 그리고 여러인권 의제 중 어느 부문에서 내가 진심으로 활동하고 싶은지 등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나의 연수 과정도 인턴 활동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나름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내가 기록하고 정리한 내용들이 국내 시민사회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그리고 인턴 활동을 통해서 내가 배워가는 것뿐만 아니라, 내 활동이 사무국에 도움이 됐는지도잘 모르겠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만약그렇게 되지 못 했다면, 그 책임은 많이 부족했던 나 자신에게 있을 것이다. 이렇듯 아쉬운 부분도 많은 게 사실이지만, 동시에 이번 연수와 인턴과정을 통해서 내가 생각하는 인권은 무엇이며, 나는 왜 인권 옹호 활동에 참여해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확인해볼 수 있었다. 유엔인권정책센터의연수 프로그램을 통해서 더 많은 활동가 및 학생들이 유엔인권메커니즘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