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또 하나의 소중한 꿈이 탄생하는 순간을 경험하게 해 준 인권연수-조OO

2011-08-16
조회수 1923

조OO

 

1. 들어가며,,,

 

여성학을 전공하고 국제 여성인권에 관심을 가지면서 신혜수 교수님을 알게 되었고, 선생님이 상임대표로 계시는 KOCUN이라는 단체를 알게 되면서 여성인권장전이라 불리는CEDAW와 관련한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이라는 소중한 꿈을 품고 있었던 차에 49차 CEDAW 심의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러기에 이번 뉴욕인권연수는 나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고, 간절히 원하고 꿈꾸는 것들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

 

2. CEDAW 심의 참가 및 로비활동

나는 이번 연수 기간 동안 총 3개국 심의와 전시 중 여성관련 General discussion에 참여했는데 첫 번째 국가는 이디오피아였다. 이디오피아는 아프리카에 위치한 빈곤국가로 가정폭력이 너무나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어, 아예, 일상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여성들의 생식 보건과 남녀 평등지수들은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예전에 읽은 적이 있다. 세계 최악의 인권침해에 시달리는 이디오피아 여성들의 삶을 드러내는 여러 가지 자료와 지표를 바탕으로 여성들의 교육기회제공, 강간, 폭력에 의해 피해를 입은 여성들을 위한 지원제도, 이디오피아 난민인권문제. 이주민들에 대한 지원, 이디오피아 국가에서 CEDAW의 효력발휘정도, 여성빈곤문제. FGM과 관련된 사항을 CEDAW위원들이 정부에게 질문했지만 정부는 “현재 ~~~한 노력을 하고 있다”라는 일관된 대답을 해서 회의장에서 정부 발언을 듣는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그 다음날은 개별 국가의 심의가 아닌 전시 중 여성관련 General discussion이 있는 자리에 참석했다. 개별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전시 중 여성문제라는 공통의 문제로 고통 받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많은 내용들 중 기억에 남는 내용은 전쟁 중에 수많은 여성들이 가정노예, 성폭행을 당하고 있으며, 전쟁 중에 나체로 가정 일을 하고 나체로 병사 앞에서 춤을 춰야 했던 사례와 병사들과 강제로 결혼을 해야만 하는 여성들, 전쟁 중 폭력으로 인해 피해 받은 여성들을 위한 지원들이 여성들에게 전해지지 않는 문제. 자기나라를 넘어 다른 나라로 trafficking 되어 팔려가는 여성들, 바느질을 할 수 있는 기계와 기술교육을 여성들에게 하지만 그들이 사는 곳에는 바느질을 해서 물품을 팔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기계를 팔아버리는 사례, 난민담당 공무원이 전쟁으로 인해 난민이 된 여성들을 성폭행하는 사례, 전쟁 중에 과부가 된 여성이 폭행을 당하고 사회의 잘못된 고정관념으로 인해 차별을 받는 사례, 성폭행 피해자는 도시와 도시 외의 곳에서 만연히 일어났으며 피해자는 3~61세로 대상의 폭이 굉장히 넓다는 사실이었다.

 

전시 중 피해를 입은 여성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가해자를 찾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고 매 성폭행 경우마다 처벌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정부는 성폭행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 어떠한 도움이 필요한지 직접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루어질 지속적인 지원은 여성들에게 힘을 주고 평화를 만들어 나가는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나는 영어로 진행된 토의 내용을 집중해서 들으며, 여성단체 활동가분들에게 중요 내용을 한국어로 통역해드리는 활동을 함께 했다. 쉽게 전해들을 수 없는 전시 중 여성들의 삶과 관련한 내용을 들으며 의미 있는 활동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나 뜻깊은 시간이었다.

 

다음으로 참석한 심의는 드디어 내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국의 차례였다. 나는 한국의 심의가 있기 전 미리 CEDAW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정부보고서와 NGO 보고서를 읽고 KOCUN 활동가분들과 충북 장애여성연대,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 탁틴내일에서 일하시는 활동가분들과 함께 CEDAW 위원님들에게 로비를 할 준비를 했다. 사실, CEDAW 회의에 참가하기까지의 준비과정을 여성단체연합에서 일하시는 활동가를 비롯 여러 NGO 활동가들께 전해 듣고 나는 큰 감동을 받았다. CEDAW에 참가하기 위해 약 5개월 전부터 준비하기 시작해서 2개월 간 NGO 보고서를 완성하고 이 보고서를 번역하고 4년마다 열리는 심의를 위해 여러 회의를 거쳐서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오신 것이다. 또한 뉴욕에 와서는 IWRAW라는 국제시민단체에서 CEDAW 참가단이 효율적으로 심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을 제공하고 발표와 로비하는 방법들을 알려주었다. 회의장의 구조에서부터 시작해서 위원들을 상대로 어떻게 로비를 해야 하는지, 위원들이 특별히 관심을 갖는 이슈가 무엇인지, 회의는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페이퍼를 언제 제출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등과 관련된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했다. 이렇게 CEDAW 심의를 받는 NGO를 위해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국제 NGO가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보고서를 쓰고 로비활동을 하는 것도 그냥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두 일정한 양식과 틀이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틀은 여러 회의를 통한 많은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나에게 더욱 소중하게 다가왔고, CEDAW 안에서 NGO의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한국 NGO들의 런치브리핑, NGO 구두발표, NGO informal meeting 등이 원활하게 진행되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NGO에서 일하시는 선생님들은 잠도 편히 주무시지 못하고 정말 열심히 준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NGO 활동가 선생님들이 밤을 새워가며 준비한 NGO 런치 브리핑이 점심시간에 이루어졌고 오후에는 NGO세션 (한국, 싱가폴, 네팔)이 있었다. Oral statement 시간이 매우 짧아 정해진 시간 내에 CEDAW 위원들에게 핵심을 전달하기 위해 발표자 선생님들의 끊임없는 반복된 연습으로 멋진 완성품을 만들어내는 순간 내 가슴은 감동으로 벅차올랐다. oral statement에서 시간이 짧아 다루지 못한 내용을 NGO 런치 브리핑에서 발표하고, 브리핑에 참석하신 CEDAW 위원들의 질문을 받고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생각보다 많은 CEDAW 위원들이 참석을 해서 기분이 좋았다. 브리핑을 하는 내내 CEDAW위 원들에게 효과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서는 “언어”라는 소통의 도구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젠더의식을 가지고, 여성인권과 관련된 전문적 지식을 겸비하고 영어를 유창하고 설득력 있게 잘 구사하는 전문가가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고, 내가 그 일을 진심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하나의 소중한 꿈이 탄생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드디어 CEDAW 한국정부 심의가 시작되었다. 우선 미리 제출한 정부 보고서와 정말 다르지 않은 이미 예상된 내용이 바탕이 된 정부의 발표를 듣고, CEDAW 위원들로부터 각자의 전공과 관심분야를 살린 다양한 관점이 반영된 날카로운 질문들이 쏟아지고, 이에 정부의 단순하고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심의 내내 답답함과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KOCUN 선생님들과 이번 뉴욕연수에 함께 참여한 학생들은 힘을 모아 우선적으로 CEDAW 위원님들의 관심분야와 전공을 파악하고, 정부가 발표한 내용과 다른 한국여성인권의 현주소를 알리기 위해 설득력 있게 쪽지를 작성하고 이 쪽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간단히 발언할 것을 연습하였다. 나는 지방정부의 정책결정권자 자리에 여성들이 부재한 문제. 여성장애인의 인권문제, 여성성적소수자들의 비가시화 문제를 맡아 로비활동을 했다. 처음에는 CEDAW 위원들에게 직접 다가가기까지 긴장도 되고 떨려서 힘들었는데 몇 번 왔다 갔다 하니 자신감이 붙어서 나중에는 화장실에서 CEDAW 위원장님을 우연히 만났을 때에도 크게 당황하지 않고 말을 걸 수 있었다. 위원들이 우리들이 건네준 쪽지와 관련된 질문을 할 때 그 짜릿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내가 여성인권 증진을 위해 무언가를 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꼈고, 이 뿌듯함은 아마 내가 앞으로 계속 여성인권과 관련한 일을 하는 과정에서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분명 큰 힘의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싱가폴 심의에서는 독특한 결혼제도, 이주여성의 노동문제, 성적지향과 관련한 문제에 집중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여성인권과 비슷한 부분에서는 싱가폴 NGO가 어떤 식으로 CEDAW 위원을 상대로 활동을 하여 논의의 방향을 이끌어 가는지를 보고 우리측에서 배울 수 있는 지점들이 있었고, 우리나라의 여성들의 삶과 다소 차이가 있는 부분에서는 우리나라와 다른 아시아 여성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3. 여성인권관련 국제단체 방문

 

신혜수 교수님과 KOCUN 선생님들과 뉴욕인권연수팀 참가자들과 방문한 기관은 한국대표부, UNICEF, UN WOMEN, UN DESA, 뉴욕가정상담소, UNDP, Human rights watch , Equality Now, Center for Reproductive Health, Center for Antiviolence Education, LGBT Center, CSW 였다. 모두 구체적으로 들여다봤을 때 기관마다 성격도 다르고 하는 일에도 차이가 있지만 거의 모든 기관이 여성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일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여성학을 공부하는 나로서는 이번 기관방문 프로그램이 나를 위해 준비된 특별선물인 것처럼 느껴졌다. 만약 내가 개인적으로 이러한 기관에 접촉을 했다면 받아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신혜수 교수님이 가지고 계신 국제 여성단체와의 폭넓은 관계망과 KOCUN이라는 기관의 힘으로 방문하는 기관마다 모두 우리를 반겨주었고 소중한 시간을 기꺼이 내주고 우리가 하는 질문들에도 성심성의껏 답변해준 것이라 생각한다. 이 기회를 이용해 평소에 궁금했던 사항을 실무 전문가들에게 직접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 과정을 통해 책을 통한 것만이 아닌 현장을 통한 공부의 중요성을 함께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다.

모든 기관을 소개하고 싶지만 지면상 가장 기억에 남는 UN WOMEN 방문에 초점을 두고자 한다.

 

여성학을 전공하고 국제 개발학을 부전공하는 나로서 평소에 세계 여성인권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UN WOMEN이 설립된 것을 기뻐하고 이들의 활동에 대해 항상 주의 깊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보고서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직접 이 기관을 방문해서 실무가를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기를 기대했는데 이번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이렇게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한다.

 

내가 평소에 여성관련 문제를 공부하다가 생긴 의문들을 직접 국제 젠더전문가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들을 수 있는 시간들이 내게는 너무나 소중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UN WOMEN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이번 강의를 맡아준 변호사 출신인 크리스틴이 답변해주었다.

 

첫 번째로 여성 관련 UN기구 4개가 UN WOMEN으로 통합되면서 이전에 비해 나이진 점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예전에 4개의 분리된 UN 여성기구들은 각각의 기구의 독립성은 있었지만 각각 기구들의 규모가 협소하고 기구들 내에 배치된 인원들도 적어서 안건을 집행하는데 있어 실행력이 떨어지고 UN 기구 내에서 힘이 많이 약했지만, 4개의 기구가 UN WOMEN 하나로 통합되면서 세계 여성문제를 다루는 힘이 있는 기관이 생겨나면서 예산도 2배 이상 늘어나고 국제사회에서 여성관련 문제와 관련해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4개의 기구가 분리되어 있을 때는 여성관련 정책을 세우는 것, 각국이 여성관련 정책을 잘 시행하고 있는지 검토하는 기관을 두고 한 프로젝트가 끝나면 전문 인원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식으로 산발적으로 이루어졌으나 UN WOMEN으로 합쳐지면서 레벨이 격상되고, 각국에 고정된 전문인원이 생기며 최소한 5명의 인원이 배정되면서 보다 집중적으로 여성문제 해결에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조건들이 만들어졌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하시며, 현재는 4개의 기구가 분리되어 위치하고 있지만 9월 중에 4개의 분리되어 있던 기관이 한 건물에 합쳐질 예정이며 이러한 환경에서 일할 것을 간절히 고대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두 번째로 현재 UNICEF에서는 여성과 아이를 함께 묶어 여성의 권리를 논하며 모성의 권리와 함께 가는 것을 추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크리스틴은 여성의 인권을 논할 때 여성의 권리를 개별적으로 독립된 하나의 인권으로 보지 않고 여성의 권리는 아이의 권리와 함께 할 때 보장되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이러한 것을 좋게 보지는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이는 마치 아이를 기르는 것을 여성만의 일이라는 것을 전제하는 것 같고 아이를 기르고 교육하는 영역에 남성들은 배제되어 이야기되는 같아 이러한 입장에 반대한다고 말씀하셨다.. 나도 이 의견에 많은 부분 공감한다.

 

세 번째로는 사회, 문화적인 부분과 여성 개인의 권리와 자유가 상충할 때 진정으로 여성의 권리를 옹호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에 대한 질문이었다. 예를 들어 이슬람 종교를 믿는 여성들이 자신의 종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부르카를 쓰는 것을 자신들이 원하고 있으며, 부르카를 쓰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자신들의 권리를 억압하는 것이라 말하는 프랑스에 사는 이슬람 종교를 믿는 여성들이 부르카를 쓰지 않는 것이 여성들의 권리를 옹호한다고 생각하여 만들어진 프랑스 법으로 이 여성들의 권리를 제한할 때 생기는 이러한 딜레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에 대해 크리스틴은 이것은 정말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이며 여성과 관련한 문제에 개입할 때 내가 항상 하는 고민 중에 하나라고 말씀하시며 무엇이 여성의 권리를 위한 길인가? 만약 여성의 억압과 관련한 사회, 종교, 문화적인 관습들을 제약할 때 제약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 경계는 과연 어디인가? 에 대한 고민이 든다고 말씀하셨다.

 

덧붙여, UN WOMEN에 방문하기 전 UNICEF 기관 방문에서 강의하시는 분이 여성의 FGM 문제와 관련한 지원을 할 때 이들을 지원하는 사후적 지원보다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근본적 원인이 전통문화와 관습에 의한 것임을 알기에 이러한 전통과 관습을 지역에서 교육하고 전파하는 마을의 수장들을 교육시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해결의 방향이라는 강의 내용에 공감하면서도 이러한 견고한 관습들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들이 어떻게 하면 가능할 수 있을까라는 새로운 고민들이 생겨났다. 이러한 여러 고민들을 여성과 아동과 관련된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어서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

 

네 번째로는 여성의 교육의 문제가 여성의 경제력 향상의 문제와 연결되지 않는 것 같이 여성 개발에 대한 지원을 할 때 여성들의 전반적 생애를 고려한 정책, 지속 가능한 여성개발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단기적인 보여주기 식의 여성에 대한 지원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과 선진국의 시각으로 개발도상국들의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다고 돈을 빌려주고 이러한 돈이 어떻게 쓰여질 것에 대한 교육과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하는 여성에 대한 2차적 피해. 돈을 갚지 못해 늘어난 이자로 힘들어져 자살을 택하는 여성들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에 대한 나의 질문에 기존에 서구의 시각으로 개발도상국 여성들에 대한 지원을 할 때 장기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지원들이 많이 이루어진 것을 자신도 보아왔으며, 자신도 그것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하며 여성들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정책과 법들이 좀 더 실질적으로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UN WOMEN 방문을 통해 UN WOMEN이 세계 여성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고민하고 직접 발로 뛰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것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도 여기에 간절히 동참하고 싶음에 가슴 뛰었고 내가 평소에 가지고 있었던 여성관련 문제와 관련한 고민들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지만, 함께 고민하고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 나에게는 너무 소중하고 세계여성문제와 관련한 새로운 질문들을 던지고 고민할 수 있는 기반이 된 것 같아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다시 한 번 기회가 되어 UN WOMEN을 방문하게 된다면 좀 더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여성문제와 관련한 좀 더 광범위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다.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UN WOMEN의 앞으로의 행보가 너무나 기대되고 이 기관에 나의 모든 힘을 불어넣어주고 싶다.

 

 

4. 나가며...

며칠 전 KOCUN 선생님으로부터 성소수자 관련해서 차별금지법을 조속히 제정하라는 권고가 나왔다는 반가운 소식이 담긴 내용의 메일을 받고, 나의 노력이 권고사항 내용에 반영된 것 같아 큰 기쁨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사실 나는 CEDAW 회의에 직접 참석해 보기 전까지는 CEDAW 협약이 명시적으로는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강제성이 권고사항에 머무르고 있고 각 국가가 자신의 국가가 처한 정치적 상황, 다양한 문화, 사회적 환경 안에서 인권을 논해야 한다는 명목 하에 유보사항을 둘 수도 있다는 점, 강제성이 크게 없는 하나의 협약이라 생각했었다. 물론 이러한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1999년 유엔은 협약에 위배된 권리침해로 피해를 입은 개인이나 집단이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직접 구제요청을 신청할 수 있도록 선택의정서(Optional Protocol)를 채택하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선택의정서에 따라 유엔에 접수된 개인진정은 총 22건이며, 그 중 당사국의 협약 위반으로 판정된 사건은 4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문서상로만 존재하는 이상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었다.

 

그리고 전체 조문을 읽어나가면 좋은 말이고 맞는 말이다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이상적이고 선언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인권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나서는 나의 생각 중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CEDAW 심의 때 정부의 무기력하고 쩔쩔매는 모습을 보면서 CEDAW는 생각보다 힘이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이번 연수경험을 통해 얻은 귀한 것들 중에 하나는 각각의 협약 조문이 어떠한 사례에 적용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여성인권과 관련된 사안을 접할 때 그에 따른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진정이 가능할지를 생각해보는 좋은 습관도 생겼다.

 

이번 CEDAW 심의를 준비하는 과정을 함께 하면서 나에게 가장 인상 깊게 다가 온 부분은 “NGO들 간의 연대”와 관련된 부분이다. CEDAW와 같은 이러한 중요한 국제심의가 있을 때 국내 연대의 장과 국제 연대의 장은 자연스럽게 마련될 수 있는데, 이러한 기회를 통해 국내 안에서 다양한 영역에서 일을 하고 있는 여성단체들은 각자의 전공영역은 살리되 '여성의 보다 나은 삶”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이루기 위해 힘을 합쳐 함께 보고서를 작성하고, 심의할 때 제기할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 이에 한 걸을 더 나아가 국적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기에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국제 NGO 단체들이 CEDAW 심의를 성공적으로 준비하고 “여성인권향상”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위해 서로 가진 자원을 나누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가는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NGO가 서로 협력하면 막강한 조직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NGO간의 연대활동을 통해 여성차별철폐협약의 이념에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맺은 인연은 49차 CEDAW 회의가 끝남과 동시에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으로 서로가 필요할 때 힘이 되어주는 방식으로 끈을 끊지 않고 이어나가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과정에 나도 보탬이 되겠다는 다짐과 함께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 (04542) 서울시 중구 청계천로 100, 서관 10층 1058호(수표동, 시그니처타워)  
  • Tel. 02)6287-1210  
  • E-mail. kocun@kocun.org

  •  
  • 사무실 운영시간: 월-금 9:00 ~ 17:00 / 휴무. 토,일,공휴일  

  •  

(사)유엔인권정책센터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UN ECOSOC) 특별협의 지위를 획득한 비영리 민간단체입니다.


©KOCU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