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권 인간의조건] 사회적 약자가 행복한 사회, 모두가 함께 행복한 사회

201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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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후기] 

사회적 약자가 행복한 사회, 모두가 함께 행복한 사회

- 빈곤사회연대 방문 후기

 

                                                                                     KOCUN <사회권 인간의조건> 1기 캠페인단 교육권/차별금지팀 김소정

 

  2012년 8월 어느 날. 잊히지 않는 장면이 있다. KT 광화문지사를 가기 위해 빠른 걸음을 재촉하던 평범한 아침, 광화문역 4번 출구를 지나던 중 반복적으로 들려오는 울부짖는 소리에 발걸음이 멈춰졌다.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출구를 막아선 채 밖으로 나오려는 사람들을 저지하고 있었다. “나가게 해달라고요”를 끊임없이 외치며 경찰들과 대치중인 그들은 다름 아닌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었다. 그들의 고통스런 비명이 온몸으로 전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마음이 편치 않았다. ‘몸도 불편한 저들은 도대체 왜, 무엇을 위해 이아침에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을까?’ 하루 종일 머릿속엔 이러한 궁금증이 따라다녔다.

  시간은 흐르고 기억 속 어딘가에 잠자고 있던 그날의 의문이 풀린 것은 ‘빈곤사회연대‘라는 단체의 방문에 앞서 들어간 홈페이지에서였다. 메인화면에 올라온 동영상에는 당시의 생생한 투쟁 장면들이 담겨있었다.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농성 1주년 영상‘이라는 제목과 함께. 장애인들은 광화문 지하도에서 1년이 넘도록 생존의 족쇄가 되는 낡은 제도를 철폐하기 위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다.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광화문역 농성 현장

 

  9월9일 저녁에 방문한 빈곤사회연대 사무실은 남영동 주택가의 좁은 골목길 끝자락에 위치한 파란대문 한옥집에 있었다. 사무실이라기보다는 6개 빈곤관련 단체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쉼터였다. 입구 앞 흰 간판에 쓰인 ‘아랫마을’이란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삼삼오오 평상에 둘러앉아 활동가들로부터 다양한 주제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용산참사 관련 주거권 문제, 부양의무자와 장애등급제의 문제, 지나치게 낮은 최저생계비 책정, 기초생활수급자 사각지대에 놓인 400만 명의 사람들, 박근혜 정부의 허울뿐인 복지공약까지.

  오고간 수많은 대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지난해 대선에서 후보들이 앞 다퉈 내세웠던 복지공약에는 정작 빈곤층을 위한 공약이 한군데도 없었다’는 말이었다. 우리사회에서 가장 어려움에 처해있는 사람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정책이 아닌 그럴듯해 보이는, 정치적으로 이슈를 선점할 수 있는 공약만을 제시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져 참 많이 안타깝고 씁쓸했다. 또 한 가지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하는 빈곤을 언론에선 개인의 고충으로만 다루는 경향이 있다는 말이었다. 빈곤 문제를 이슈화하고 사회구성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 함께 행복한 세상을 살기위해 언론이 특별히 고민해야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대한민국을 흔히 전 세계에서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모두 이뤄낸 유일한 국가라고 한다. 1인당 GDP가 2만 달러를 넘는 세계경제 15위 대국임과 동시에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굵직한 세계대회를 치러낸 자랑스러운 나라이다. 그러나 하루 평균 42.2명(2009년 기준)이 자살하며 노인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한 것도 한국의 또 다른 모습이다. 미래 세대들에게 부자국가보다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사는 나라를 물려주고 싶다.

  이제는 우리 주변을 바라봐야할 때이다. 빈곤층 또는 사회 약자라 일컬어지는 노인, 청소년, 여성, 장애인 등이 행복하지 않다면 이 사회가 건강하지 않다는 징표이다. ‘장애인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꾸면 모든 사람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고백하는 지체장애를 가진 어느 한 신문사 논설위원의 말은 최근 필자의 마음을 크게 움직였다. 조금 더 넉넉한 마음을 갖고, 주변을 천천히 돌아보며 함께 사는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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