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간 아내들과 남겨진 아이들”
한-베 결혼이주여성·귀환 아동 문제, 국제 연대와 제도 개편 절실
2025년 5월 13일, 유엔인권정책센터(KOCUN) 주최로 열린 온라인 포럼에서는 한국으로 결혼이주를 선택한 베트남 여성과 그 자녀의 현실을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경계를 넘는 삶: 베트남 결혼이주여성과 한베자녀의 경험과 과제”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한국, 베트남, 일본 등지에서 활동하는 연구자, 활동가, 언론인, 정부 부처 관계자 등이 모였습니다. 다함께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현재 문제를 진단하며, 향후 정책 방향을 모색하였습니다.

기조연설에 나선 신혜수 이사장은 결혼이주 여성 문제에 대한 활동이 2007년부터 시작되었으며, 현재는 한 세대가 지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다문화 자녀들이 청소년기와 성인기로 진입했고, 귀환 여성들도 상당수 존재한다고 밝혔습니다. 결혼이주는 구조적 불평등과 인권 침해 속에서 이뤄졌으며, 단순한 개인 선택의 문제가 아님을 지적하였습다. 특히 여성들이 한국 사회에 일방적으로 적응을 강요당했고, 친정과의 연락 단절, 폭력, 신분 불안정 등 다양한 문제를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포럼이 이러한 현실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초국가적 연대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세 연구가 전하는 공통된 메시지: “구조적 지원은 시작도 안 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세 편의 주요 연구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첫 번째 발표는 [Women Marriage Migrants in South Korea: Identifying challenges and support needed in all migration stages 한국의 여성 결혼 이민자: 이민의 모든 단계에서 필요한 도전과 지원에 대한 파악]을 맡은 박선주 코쿤 대외협력팀장은 결혼이주 여성의 ‘이주 전 → 정착 → 귀환’ 세 단계에 걸친 구조적 문제를 짚었습니다.
이 연구는 APWLD(Asia Pacific Forum on Women)의 지원을 받아 코쿤의 신혜수 이시장과 Mekong Institute 손기웅 연구자의 협업으로 진행되었으나 사정상 박선주 팀장이 발표를 맡았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주 전 단계에서는 결혼중개업의 상업성과 정보 비대칭, 짧은 만남과 즉결 결혼으로 인해 여성들이 위험에 노출되는데, 이주 후에는 언어·문화 장벽과 가부장적 가족 구조 속에서 여성들은 곧바로 출산과 육아를 떠안게 되며, 가정폭력 피해나 경제적 자립 실패로 고립되기 쉬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귀환 단계에 접어들면 문제는 더 복잡해집니다. 이혼 절차나 자녀 양육권, 국적 문제, 생계 문제 등을 여성 혼자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며, “베트남에서는 귀환 여성과 그 자녀들을 포괄하는 제도나 보호 시스템이 부재하며, 한국 정부의 역할 또한 매우 미흡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두 번째 발표에서 전미화 연구자는 [대인관계 트라우마를 경험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이 지각한 사회적 지지와 트라우마 후 성장의 관계]라는 주제로 결혼이주 여성의 ‘트라우마 이후 성장’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사회적 지지와 자아 탄력성이 여성의 회복과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심리적 자원”이라고 밝히며, 귀환 여성이든 한국에 남은 여성이든 공통된 심리적 기반을 공유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곧 귀환 여성에게도 국내 거주 여성과 같은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실증적 근거로 작용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동안 결혼이주여성의 심리적 영역에 대한 연구가 흔하지 않은데다 특히 베트남으로 돌아간 귀환여성에 대한 부분 연구는 전무하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연구가 가진 한계(적은 모수, 한국대상자에 맞춰진 설문 내용 적용 등)에도 불구하고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습니다.

세 번째 발표자인 김서영 기자는 석사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베트남 남부 한·베 귀환아동의 다문화적 소수자성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현재 베트남에 거주 중인 한-베 귀환 아동들의 소수자성을 문화적, 제도적 차원에서 분석했습니다. 그는 “국적, 언어, 외모 등으로 인해 베트남 사회 내에서 ‘다른 존재’로 끊임없이 지목함으로써 소외감을 겪게 되며, 이중국적 미취득, 출생신고 누락 등으로 인해 국적 서류가 불완전한 경우가 많아 교육·의료·체류권에서 제약을 받는다고 하였습니다.
김 기자는 이 아이들을 단순히 귀환 여성의 자녀로만 보지 말고, ‘국제이주의 주체’로서 정책적 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결국 “부모의 혼인 해체가 왜 아이의 기본 권리까지 무너뜨리는가”라는 물음을 던졌습니다.
정책적 제언: ‘국제 공동 협의체’와 ‘귀환 가족 전담 지원체계’ 시급
참석자들은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박선주 연구자는 결혼이주 초기단계의 사전교육(PDO)을 법적 의무화하고, 결혼중개업체에 대한 국가 간 협력 감시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PDO를 이수한 여성은 위기 시 경찰이나 상담소에 도움을 청할 수 있었지만, 이 교육은 현재 필수가 아니며 국가마다 실행 수준이 다르다”고 지적하였습니다.
귀환 후 재정착 단계에 대해서는, 베트남 정부와 협의해 ‘귀환 여성·아동 전담 센터’를 설치하고, 국적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법적 협의 창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특히 “귀환 아동의 무국적·무학력 문제는 방치할 경우 영구적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전미화 연구자는 심리사회적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사회적 지지 체계를 어떻게 확장하느냐가 귀환 여성의 회복과 재도약에 핵심”이라 밝혔습니다. 그는 귀환 여성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와 정신건강 지원 프로그램의 구축을 제안했습니다.
김서영 기자는 한국 정부의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 아이들은 한국 국적자이거나 한국인 아버지의 자녀이다. 귀환 이후 책임이 한국 사회로부터 완전히 끊기는 현실은 분명한 구조적 폭력”이라며, “공교육 편입, 의료보험 가입, 여권 및 체류 관리 등에서 이중국가 간의 실질적 협약이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제는 묻지 말고, 책임져야 할 때”
포럼 말미에 신혜수 이사장은 “결혼이주 여성들의 여정은 지금껏 개인의 인내와 민간의 손길에 의존해왔다”며, “이제는 국가와 국제사회가 책임져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귀환 여성과 자녀들은 또 하나의 디아스포라이며, 그들이 다시 설 수 있는 길은 초국가적 연대와 실질적 제도화뿐”이라며 포럼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포럼은 결혼이주 여성과 귀환 아동의 삶을 단순한 이주가 아닌 복합적인 사회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습니다. 발표자들은 제도적 공백과 한국과 베트남 간 협력 체계 구축과 귀환 여성·아동 대상 맞춤형 지원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결혼이주 문제는 당사자 개인의 몫이 아닌, 국가와 사회의 공동 책임이라는 인식을 다시 한 번 공유하였고, 무엇보다 이번 포럼은 연대의 출발점이자 향후 정책적 실천의 계기를 마련한 자리였다는 점에서 작지만 힘있는 시간이었다고 하겠습니다.
“돌아간 아내들과 남겨진 아이들”
한-베 결혼이주여성·귀환 아동 문제, 국제 연대와 제도 개편 절실
2025년 5월 13일, 유엔인권정책센터(KOCUN) 주최로 열린 온라인 포럼에서는 한국으로 결혼이주를 선택한 베트남 여성과 그 자녀의 현실을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경계를 넘는 삶: 베트남 결혼이주여성과 한베자녀의 경험과 과제”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한국, 베트남, 일본 등지에서 활동하는 연구자, 활동가, 언론인, 정부 부처 관계자 등이 모였습니다. 다함께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현재 문제를 진단하며, 향후 정책 방향을 모색하였습니다.
기조연설에 나선 신혜수 이사장은 결혼이주 여성 문제에 대한 활동이 2007년부터 시작되었으며, 현재는 한 세대가 지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다문화 자녀들이 청소년기와 성인기로 진입했고, 귀환 여성들도 상당수 존재한다고 밝혔습니다. 결혼이주는 구조적 불평등과 인권 침해 속에서 이뤄졌으며, 단순한 개인 선택의 문제가 아님을 지적하였습다. 특히 여성들이 한국 사회에 일방적으로 적응을 강요당했고, 친정과의 연락 단절, 폭력, 신분 불안정 등 다양한 문제를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포럼이 이러한 현실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초국가적 연대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세 연구가 전하는 공통된 메시지: “구조적 지원은 시작도 안 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세 편의 주요 연구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첫 번째 발표는 [Women Marriage Migrants in South Korea: Identifying challenges and support needed in all migration stages 한국의 여성 결혼 이민자: 이민의 모든 단계에서 필요한 도전과 지원에 대한 파악]을 맡은 박선주 코쿤 대외협력팀장은 결혼이주 여성의 ‘이주 전 → 정착 → 귀환’ 세 단계에 걸친 구조적 문제를 짚었습니다.
이 연구는 APWLD(Asia Pacific Forum on Women)의 지원을 받아 코쿤의 신혜수 이시장과 Mekong Institute 손기웅 연구자의 협업으로 진행되었으나 사정상 박선주 팀장이 발표를 맡았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주 전 단계에서는 결혼중개업의 상업성과 정보 비대칭, 짧은 만남과 즉결 결혼으로 인해 여성들이 위험에 노출되는데, 이주 후에는 언어·문화 장벽과 가부장적 가족 구조 속에서 여성들은 곧바로 출산과 육아를 떠안게 되며, 가정폭력 피해나 경제적 자립 실패로 고립되기 쉬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귀환 단계에 접어들면 문제는 더 복잡해집니다. 이혼 절차나 자녀 양육권, 국적 문제, 생계 문제 등을 여성 혼자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며, “베트남에서는 귀환 여성과 그 자녀들을 포괄하는 제도나 보호 시스템이 부재하며, 한국 정부의 역할 또한 매우 미흡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두 번째 발표에서 전미화 연구자는 [대인관계 트라우마를 경험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이 지각한 사회적 지지와 트라우마 후 성장의 관계]라는 주제로 결혼이주 여성의 ‘트라우마 이후 성장’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사회적 지지와 자아 탄력성이 여성의 회복과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심리적 자원”이라고 밝히며, 귀환 여성이든 한국에 남은 여성이든 공통된 심리적 기반을 공유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곧 귀환 여성에게도 국내 거주 여성과 같은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실증적 근거로 작용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동안 결혼이주여성의 심리적 영역에 대한 연구가 흔하지 않은데다 특히 베트남으로 돌아간 귀환여성에 대한 부분 연구는 전무하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연구가 가진 한계(적은 모수, 한국대상자에 맞춰진 설문 내용 적용 등)에도 불구하고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습니다.
세 번째 발표자인 김서영 기자는 석사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베트남 남부 한·베 귀환아동의 다문화적 소수자성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현재 베트남에 거주 중인 한-베 귀환 아동들의 소수자성을 문화적, 제도적 차원에서 분석했습니다. 그는 “국적, 언어, 외모 등으로 인해 베트남 사회 내에서 ‘다른 존재’로 끊임없이 지목함으로써 소외감을 겪게 되며, 이중국적 미취득, 출생신고 누락 등으로 인해 국적 서류가 불완전한 경우가 많아 교육·의료·체류권에서 제약을 받는다고 하였습니다.
김 기자는 이 아이들을 단순히 귀환 여성의 자녀로만 보지 말고, ‘국제이주의 주체’로서 정책적 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결국 “부모의 혼인 해체가 왜 아이의 기본 권리까지 무너뜨리는가”라는 물음을 던졌습니다.
정책적 제언: ‘국제 공동 협의체’와 ‘귀환 가족 전담 지원체계’ 시급
참석자들은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박선주 연구자는 결혼이주 초기단계의 사전교육(PDO)을 법적 의무화하고, 결혼중개업체에 대한 국가 간 협력 감시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PDO를 이수한 여성은 위기 시 경찰이나 상담소에 도움을 청할 수 있었지만, 이 교육은 현재 필수가 아니며 국가마다 실행 수준이 다르다”고 지적하였습니다.
귀환 후 재정착 단계에 대해서는, 베트남 정부와 협의해 ‘귀환 여성·아동 전담 센터’를 설치하고, 국적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법적 협의 창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특히 “귀환 아동의 무국적·무학력 문제는 방치할 경우 영구적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전미화 연구자는 심리사회적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사회적 지지 체계를 어떻게 확장하느냐가 귀환 여성의 회복과 재도약에 핵심”이라 밝혔습니다. 그는 귀환 여성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와 정신건강 지원 프로그램의 구축을 제안했습니다.
김서영 기자는 한국 정부의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 아이들은 한국 국적자이거나 한국인 아버지의 자녀이다. 귀환 이후 책임이 한국 사회로부터 완전히 끊기는 현실은 분명한 구조적 폭력”이라며, “공교육 편입, 의료보험 가입, 여권 및 체류 관리 등에서 이중국가 간의 실질적 협약이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제는 묻지 말고, 책임져야 할 때”
포럼 말미에 신혜수 이사장은 “결혼이주 여성들의 여정은 지금껏 개인의 인내와 민간의 손길에 의존해왔다”며, “이제는 국가와 국제사회가 책임져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귀환 여성과 자녀들은 또 하나의 디아스포라이며, 그들이 다시 설 수 있는 길은 초국가적 연대와 실질적 제도화뿐”이라며 포럼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포럼은 결혼이주 여성과 귀환 아동의 삶을 단순한 이주가 아닌 복합적인 사회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습니다. 발표자들은 제도적 공백과 한국과 베트남 간 협력 체계 구축과 귀환 여성·아동 대상 맞춤형 지원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결혼이주 문제는 당사자 개인의 몫이 아닌, 국가와 사회의 공동 책임이라는 인식을 다시 한 번 공유하였고, 무엇보다 이번 포럼은 연대의 출발점이자 향후 정책적 실천의 계기를 마련한 자리였다는 점에서 작지만 힘있는 시간이었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