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인권선언운동에 동참하며

2015-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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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416연대 웹진 1호에 올린 후기를 재편집하여 싣는 글임을 밝힙니다.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인권선언운동에 동참하며

 

KOCUN 가원

 

왜 그때 얼척없이 눈물이 터져버렸는지 모르겠다. 순식간에 벌어진 신체반응이었다. 쉬이 가라앉지 않는 감정이 당혹스러웠고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유가족인 성호어머니와 동료 활동가들에게 낯뜨겁고 면구스러웠다.

 

지난 530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 인권선언 추진단 전체회의를 준비하는 워크숍에 참여하였다. 416 인권선언이라는 말이 생소한 분들이 계실 것이다. 416 인권선언은 작년 12월 인권선언 추진대회를 기점으로 참사로부터 자유로운 안전사회를 만들고자, 우리의 권리와 책임을 함께 밝히기 위해 시작된 긴 호흡의 인권운동이다. 왜 세월호 참사가 인권의 문제일 수 밖에 없는지를 이야기 해가는 과정으로 오는 7월부터 전국 각지에서 풀뿌리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그렇게 모인 토론의 결과들은 올해 12월 인권선언의 형태로 완성될 것이다.

 

진도체육관은 참사가 일어난 직후 벌어진 또하나의 중대한 인권침해 현장

 

이날 워크숍에서 나는 '세월호 참사 1년이 지난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 '진도체육관' 이라고 이 한마디를 내뱉고 더 이상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왜 진도체육관이었을까. 진도체육관이라는 단어가 음성이 되어 입 밖에 나오는 순간 뭔가 모를 설움이 북받쳐 일순 목이 뻣뻣해졌다. 가족의 생사를 두고 일관되게 거짓말을 해대는 정부와 이를 재생산해내는 언론에 둘러싸여 그들이 느꼈을 고립감과 무력감이 엄습해왔다.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지난 지금 말이다. 진도체육관은 참사가 일어난 직후 벌어진 또 하나의 중대한 인권침해 현장이었다.

 

워크숍은 참사에 대한 서로의 기억을 확인하고 참사 이후 현재까지의 과정에서 심각하게 드러난 문제에 대한 토론으로 이어졌다. 그 자리에 있었던 누군가는 슬퍼하고 애도할 권리를 박탈당한 문제를, 누군가는 구조받을 권리의 침해를, 누군가는 진실을 알권리의 침해, 그리고 이 모든 권리 침해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렇게 세월호 참사는 인권의 문제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무엇이 바뀌어야 할까?” “어떤 권리를 요구할 수 있나?” 라는 주제에 도달했을 때 누군가는 이윤이 생명보다 우선하는 가치를 지향하는 개인과 사회가 변화해야 하는 것, 노동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세상을 이야기 했다. 나는 연대할 권리를 떠올렸다. 차츰차츰 가라앉는 배를 그저 보고만 있어야 했던, 팽목항에서 발만 동동구르던 유가족들을 지켜봐야만 했던 많은 사회구성원들은 최근 메르스 감염 공포에 질식되어 나의 안전은 내가 지킨다각자도생의 길을 찾는 중이다. 슬프게도 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연대의 힘이 약해진 사회에서 개인들은 참사가 닥쳤을 때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같은 선택지만을 받아 보게 될 것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주어진 것이 없는 개인들의 경우 더욱 참혹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

 

오는 711일은 4.16 인권선언운동의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날이다. 전국 각지에서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인권선언 추진단의 이름으로 모인다. 무엇이 이들을 이 운동에 동참하게 하였을까. 문득 어쩌면 여전히 거대한 권력 앞에 무력감을 느끼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들로 채워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뭐라도 해야 하는데 뭘 해야 할지 몰라 동참하게 된 사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711일 모인 우리는 다시금 우리가 속한 지역사회에서 풀뿌리 토론을 조직하여 세월호 참사가 왜 인권의 문제인지, 내가 목격한 세월호 참사에 대해 함께 이야기 하고, 나아가 내가 속한 공동체 안에서 연대를 확인하는 중요한 자리가 만들어 갈 것이다.

 

고백하건데 나는 내 울음의 이유를 안다. 유가족들과 나의 심리적 물리적 거리감에 기대어 그들이 겪고 있는 고립감을 애써 외면해 온 것에 대한 죄책감, 그와 더불어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과 밀접하게 연류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른 척 했기 때문이다. 분명 4.16 인권선언운동은 그 거리감을 줄이는 행동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세월호 참사가 왜 인권의 문제인지를 이야기 하고 그 끝에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인권선언을 선포할 것이다. 앞으로 전국각지에서 느닷없는 눈물이 터질 것이다. 세월호 참사 1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기억하는 장면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인권선언 추진단에 함께하고 싶은 사람은 http://416act.net/416declaration에서 신청 가능합니다. 누구나 추진단이 될 수 있습니다. 추진단 1차 전체회의 안내 4.11 오후 1, 수운회관(서울 종로구, 안국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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