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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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2주기

 

승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벌써 2년이 지났다. 지난 2년간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지만, 여전히 피해자들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았다는 것과 이 사회에서 인간 생명과 존엄에 대한 존중이 부재하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 부패가 척결되고 인간의 생명과 존엄이 존중되는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표면적인 변화만 있을 뿐 실질적인 상황의 개선은 없었다. 유가족과 생존자뿐만 아니라 구조 활동에 참여했던 잠수사를 비롯한 다양한 피해자들이 아직까지도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안산, 진실을 향한 걸음 <416걷기> (출처: 4.16연대)


지난 416, 세월호 참사 2주기 행사들이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아침에 안산에서는 세월호 참사 2년 기억식이 열렸고 저녁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추모문화제가 진행되기도 했다. 특히 추모문화제가 열리는 시간에는 서있기 힘들 정도의 강풍이 불고 장대비가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광화문 광장으로 이어졌다사람들이 광장을 가득 메워 광장 건너편 길가에 서있어야 했던 사람들도 많았다. 4.16인권선언도 이날 문화제에서 선포되었고 참가자들과 함께 선언문을 낭독하는 시간도 가졌다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많이 참여했고, 이들은 궂은 날씨에도 우산과 우비를 챙겨가면서 희생자들을 추모함으로써 여전히 세월호 참사는 해결되지 않은 문제이고 국민들의 관심이 크다는 것을 보여줬다.

 

세월호 참사 2주기는 경찰의 물대포, 차벽 사용 등 과도한 진압으로 얼룩졌던 1주기 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경찰은 여전히 대규모의 경찰력을 동원하기는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충돌은 없었다.



광화문 광장 추모문화제 (출처: 4.16연대)


최근 프랑스에 다녀온 일이 있었다. 그리 오랜 기간 머문 것은 아니지만 많은 집회가 열리는 것을 목격했다. 파업과 노동법 개정 반대 집회 등이 있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집회들이 열리지만, 한국과 다른 점이라면 경찰 병력이 최소한으로 배치되었다는 것과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통제 보다는 보호가 우선시 되는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집회 때문에 일시적으로 통행이 불편하거나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된다고 해서 불평하는 시민들도 보지 못했다. 목소리를 내지 않았을 때 그 어떤 일시적인 불편보다도 큰 불이익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에 모두가 공감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국 사회에서 최근 여러 가지 일로 시민들이 목소리를 낼 일이 많아졌다. 국정화 교과서, 테러방지법, 노동법 개정 등 국민과의 충분한 소통 없이 정부의 주도로 이루어졌거나 추진 중인 계획이 많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도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다.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기 위한 대표적인 수단으로는 집회가 있지만, 이것마저도 한국에서는 과도한 규제로 인해 제한되고 있다. 시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모든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들에게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의견을 표명할 권리를 가지며 정부는 이를 귀 기울여 들을 책임이 있다.

 

1989년 영국에서 힐스보로 참사가 일어났다. 노팅엄 포레스트와 리버풀의 FA컵 축구 준결승 경기가 열린 셰필드 힐스보로 경기장에서 96명이 압사당한 사건이었다. 경기장 안전을 책임졌던 경찰의 잘못된 통제로 인해 수천명의 관중이 몰려 펜스 일부가 무너지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당시에는 관중에 의해 발생한 단순 사고라고 결론 지어졌으며 경찰은 책임을 회피했다. 유가족의 진상 규명을 위한 긴 투쟁으로 최근 27년이 지나서야 진실이 밝혀졌고, 경찰의 직무태만에 의한 과실치사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당시 경기장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었던 경찰 관계자 다수는 형사 재판을 받게 될 전망이라고 한다.

 

앞으로도 길고 고된 투쟁이 이어지겠지만, 세월호 참사가 27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서야 해결되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포기하지 않고 오랜 시간 싸움을 하면 반드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희망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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