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 인터뷰] 한베법률상담소의 똑소리나는 활동가 휜머 씨

20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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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법률상담소의 똑소리나는 활동가 휜머 씨 이야기


코쿤 중앙사무처 활동가들이 6월 3일부터 6일간 베트남 껀터와 하이퐁 사무소를 방문했습니다. 귀환여성, 한베자녀들을 직접 만나고 현지 활동가들과 얼굴 맞대고 소통하며 바쁘고 알찬 시간을 보내던 중에 껀터 사무소 한베법률상담소의 똑소리나는 활동가 휜머 씨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인터뷰: 박선주)



박: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머: 제 이름은 휜머(Huỳnh Mơ)이고 코쿤 껀터에서 법률상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박: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코쿤에서 일하게 되었는지, 어떤 일을 해왔는지 이야기해 주세요.

머: 제가 다니던 껀터 대학교에서 친구 따라 한국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였고 사회문제에 관심 있기도 해서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졸업하고 2018년 코쿤 껀터의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한국어 실력이 낮아서 면접에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면접한 소장님이 한글교실 수업 진행을 도와주는 자원봉사 자리를 제안해 주셨고 그렇게 코쿤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19년부터는 법률상담사로 정식 채용되어 일하게 되었습니다.  주 업무는 한국으로 결혼이주 갔다가 베트남으로 돌아온 귀환여성들의 이혼상담, 취업상담, 혼인상담, 비자상담, 통번역 상담, 그리고 귀환여성 자녀(한-베 자녀)의 비자연장 등 베트남 체류 지원 그리고 학교 입학 서류 지원입니다.


박: 기억에 남는 상담 사례를 들려주세요.

머: 한-베 자녀 지수(가명)는 2004년생이고 어렸을 때 어머니와 베트남으로 돌아와 살고 있습니다. 지수가 중학생이었을 때 입학 서류 문제로 어머니가 코쿤에 찾아와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진행 과정은 길고 쉽지 않았지만 자녀교육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니까 존경스럽고 감동적이었습니다. 거의 1년 반이 걸렸지만 결국 입학 서류가 잘 해결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에 코쿤 월례자조모임에 참석한 지수가 대학 진학을 앞두고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배우가 되고 싶었으나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서 꿈을 잠시 접어놓고 고등학교 졸업을 하자마자 한국에 가서 일할 생각이 있었지만 코쿤의 상담과 지원을 받고 자신의 노력을 통해 호치민 연극영화 대학교에 높은 성적으로 합격했습니다. 현재 호치민 연극영화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한-베 자녀 민석(가명)이라는 친구는 제가 상담사로 알하면서 가장 오래 상담했던 사례입니다. 상담 중 내담자와 아이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2019년에 자녀 체류와 이혼서류 문제로 코쿤에 찾아와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행복하지 않았던 한국 생활을 뒤로하고 내담자와 자녀는 베트남에서 같이 살며 아이는 공부도 잘 하게 되었습니다. 내담자는 한국에서 이혼했고 친권은 남편한테 있었습니다. 나중에 남편은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돌아가셨는데 이때 내담자는 아이의 여권을 갱신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코쿤은 내담자가 ‘친권변경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또한 아이가 남편의 국민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절차도 지원하였습니다. 2021년에는 코쿤의 양육비자 절차 지원을 통해 내담자가 아이를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현재 내담자와 아이는 한국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본 활동가로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생활하며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는 것을 볼 때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느낌입니다.



박: 4년 동안 코쿤에서 일하면서 개인의 삶의 변화가 있는지?

머: 자신감도 낮고 겁이 많았기에 사람들 앞에 서면 떨려서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코쿤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 상담하고 베트남 공기관 관계자도 만나면서 지금은 많은 사람 앞에서 이야기해도 별로 무섭지 않을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큰 행사에서도 처음에는 떨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지더라고요.

그리고 내담자와 상담하면서 공감 능력이 좀 좋아진 것 같습니다. 긴 시간을 들여 내담자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도 잘 하게 되었고, 원래 급한 성격이었는데 좀 차분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내담자 한국 생활 이야기와, 함께 일하는 활동가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박: 코쿤에서 일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 가장 안타까웠던 일은 무엇인가요?

머: 상당 수의 귀환여성 자녀들은 불법체류로 베트남 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코쿤에서는 이 아이들의 여권과 비자 갱신을 지원하여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며 공부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또한 베트남 학교들도 이런 경우 어떠한 서류가 필요한지 행정 절차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어 좋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까웠던 일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너무 먼 지역에 살고 있어 코쿤이 지원하기가 어려운 경우입니다.


박: 귀환여성의 자녀가 학교에 입학하기 어려운 이유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시겠어요?

머: 베트남에서 학교에 입학하려면 출생신고서와 호적 등을 제출해야 합니다. 한국 국적을 가진 한-베 자녀는 외국인이어서, 베트남 아동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출생신고서와 호적이 없어 입학 서류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러한 아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져 온 베트남 정부가 한-베 자녀는 출생신고서와 호적 대신 한국의 여권과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하면 입학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습니다.


박: 올 8월에 한국으로 유학을 간다고 들었습니다.

머: 한국정부장학금을 받아서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석사 과정(2년)에 지원하고 합격했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한국 유학은 오랫동안 키워 온 꿈이어서 어떤 전공을 할지 계속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코쿤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다문화와 귀환여성의 자녀에 관심이 생겼고 결국 사회복지학과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껀터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였고 사회 문제에 관심도 있었기에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면서 상담 기술도 배우고, 정책을 제안하는 방법도 배우려고 합니다. 석사 과정이 끝나면 한국에서 1~2년 정도 다문화가족이나 사회복지센터, 이주여성관련 상담 센터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그 후 베트남으로 돌아와 관련된 일을 할 계획입니다.


박: 코쿤의 사업이나 운영에서 개선해야 할 것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머: 귀환여성들을 위한 취업교육 방향이 최근에 개선이 되었습니다. 네일아트, 눈썹문신 등 귀환여성들이 직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어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피부관리나 요리 등 귀환여성들이 원하는 대로 지원하는 방향이라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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