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권이사회 한국표현의 자유 보고서 발표, 그 의미와 과제 토론회를 다녀와서

201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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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인권이사회 한국 표현의 자유 보고서 발표, 그 의미와 과제 토론회를 다녀와서

 

유엔인권정책센터 인턴 서상아

 

지난 8 17일 국회 도서관에서 천정배 국회위원 및 제 17차 유엔인권이사회 한국 NGO 참가단 주체로 유엔인권이사회 한국 표현의 자유 보고서에 관한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해 5월 한국을 방문한 뒤 제 17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발표한 프랭크 라뤼(Frank La Rue) 표현의 자유 특별 보고관의 보고서의 주요 권고사항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의 표현의 자유 상황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논의 하는 자리였다. 토론에 앞서 천정배 위원의 축사로 시작된 이날 토론회는 오재창 민변 국제연대위 위원장의 발제를 시작으로 홍관표 법무부 인권정책과 서기관, 진보네트워크센터 장여경 활동가, 방송통신 위원회 엄열  네트워크 윤리 팀장, 인권운동사랑방 최은아 활동가, 이충재 전국공무원노조 부위원장의 순서로 이루어졌다.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의 한국 방문은 1995년 이래 15년 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방문 당시 한 국가에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두 번 방문하는 이례적 상황으로 인해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특별보고관의 보고서는 그 동안 한국이 표현의 자유 방면에서 이루어낸 진보를 인정하는 한편, 인터넷 매체에서의 표현의 자유와 2008년 촛불시위 이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들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토론회의 발제자로 나선 오재창 변호사는 구체적인 권고사항에 대한 논의에 앞서, 오늘날 국제 인권규범 및 규약에 의한 국가의 의무와 책임 및 노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ICJ (Int’l Court of Justice; 국제 사법재판소)는 인권규범과 인도주의적 규범을 대세적 의무, 관습법적 의무라고 천명한 바 있으며 따라서 국제 인권법 상 국가가 자국 국민에 대해 부담하는 인권보장의무를 위반하는 것은 전통 국제법상 손해 (damage)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이를 피해 (injury)가 발생한 것으로 구성해서 국제 위법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견해를 밝힌 ILC (Int’l Law Commission; 국제법위원회)의 평론을 들며 비록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인권규약이라 할지라도 정부는 조약사항의 전면적인 이행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정치적 의지가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한편, 법무부 인권정책과 홍관표 서기관은 관련 부처간 협의를 통해 특별보고관의 권고내용을 수용하도록 노력하겠으나, 유엔인권이사회 보편적 정례검토 제도와 달리 권고이행사항을 보고하는 공식절차가 부재하다는 사실 때문에 특별보고관의 권고에 다소 안이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또한 유엔인권조약기구 권고에 대한 국내적 이행과 관련하여 국제인권조약을 관장하는 총괄부처가 없어 국내보고 및 후속조치 점검 절차 등이 상이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토론 주요 쟁점사안은 특별보고관의 주요 권고사항 -명예훼손, 인터넷상 의사와 표현의 자유, 선거전 의사와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국가안보를 이유로 하는 의사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 공무원의 의사,표현의 자유에 관한 권리에 관한 권고, 언론매체의 독립성, 대한민국 국가인권위원회에 관한 권고- 을 바탕으로 토론이 진행되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방송통신위원회 엄열  네트워크 윤리 팀장은 정보통신망법, 인터넷 실명제 (제한적 본인확인제), 포털 포함 정보통신사업제공자 임시조치컨텐츠 규제, 허위통신 처벌 등의 문제에 대해서, 인터넷 보편화가 초래한 역기능에 대한 우려를 바탕으로 시행되기 시작한 규제임을 강조하며 글을 올리는 게시자의 권리와 정보 제한 권한의 불균형에 대한 비판을 어느 정도 수용하기 위하여 개정안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서 장여경 진보네트워크 활동가와 최은아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인터넷 상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정보통신망법 제 44 7항의 허위통신 및 허위 정보에 대한 처벌이 지난해 말 위헌 결정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및 검찰이 허위통신 및 허위 정보에 대해 처벌하겠다는 의지 발표가 계속되고 있는 현실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방송통신위원회가 인터넷의 역기능을 방지하기 위해 취하는 일련의 조취들의 위헌성과 이로 인해 야기되는 표현의 자유 위축현상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한편 자유권규약위원회, 인권이사회, UPR 보고서 등에서 계속해서 지적되고 있는 국가보안법 폐지와 관련하여 법무부 홍관표 서기관은 과거에 비해 신중하게 적용되고 있고 기소 인원 또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은아 활동가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정부의 억압은 단지 기소율로만 평가할 수 없으며 표현의 자유로 체포, 재판, 벌금 부과, 투옥, 전과자 낙인의 위협뿐만 아니라 기소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이로 인해 표현의 자유 위축 효과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장여경 활동가는 특별보고관의 본 보고서가 조명했듯이 인터넷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협은 전 세계적인 상황이며 그 형태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컨텐츠 필터링, 정당한 표현의 불법화, 인터넷 사업자와 중개인에 법적 책임 부과, 지적재산권 침해라는 이유로 이용 해지, 사이버 공격, 부실한 프라이버시 보호 등에서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는데, 한국의 상황을 보면 상당히 많은 사례가 적용되고 있다고 밝히며 정부가 특별보고관의 보고서가 편향되었다고 주장하기보다는 한시라도 빨리 국제적 기준에서 인터넷 표현의 자유 침해기준과 대안이 활발히 논의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최근 자유권 규약 일반논평 10호 표현의 자유와 대체된 일반논평 34호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 혹은 검색 엔진등과 같이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을 보조하는 시스템을 포함한 인터넷 웹사이트, 블로그 외 기타 인터넷 기반의 전자 혹은 기타 정보 보급 체계에 대한 규제는 규약 제 19 3항의 내용과 상응하는 범위 내에서만 허가된다. …특정 웹사이트 혹은 시스템의 운영에 대한 보편적인 금지는 3항의 내용과 부합되지 않으며 정부 혹은 정부가 지향하는 정치사회체계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만을 근거로 웹사이트나 정보 보급 시스템으로 하여금 출판을 금지하도록 하는 것 또한 규약 제 19 3항의 내용과 상응하지 않는다.”라고 밝히고 있다.

 

인터넷 상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토론 외에도 전국공무원노조 이충재 부위원장은 공무원의 자유와 권리의 실태에 대해, 국가별 공무원의 정치활동 허용여부와 범위를 예로 들며 한국 공무원의 표현의 자유 및 정치 노동기본권 등이 지나치게 제한적이라는 의견을 드러냈다.

 

토론자들은 제도 개선 권고사항을 이행하고 접근할 통합적 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모두가 동의했으나, 시민사회를 정부의 파트너, 혹은 문제의 방안을 함께 마련할 당사자로서 인식하는 것이 부족한 사실에 대한 전반적인 지적이 있었다.

 

토론자의 발표가 끝나고 청중석에서 몇몇 의미있는 질문이 나왔다. 지난 2008년 국방부가 23권의불온서적’을 지정한 것에 대해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가 파면 처분을 받은 후 최근 항소심에서 파면 취소 판결을 받은 박지웅 민주변호사를 위한 모임 사무차장은 사법권력에 의한 인권경시 및 침해에 대한 통제 메커니즘과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 이에 오재창 변호사는 박 사무차장의 의견에 동의하며 국내적 구제 및 유엔 인권메커니즘을 통한 인권신장이 미약한 주요원인 중 하나로 사법권력 체계에서 이를 수용할 절차 혹은 메커니즘이 부재한 사실을 꼽을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법률가가 참고할 만한 국제규범 자료가 거의 없으며 법원이 국제법에 대해 무지한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특히 개인진정 청원의 경우 국내 구제를 마치고 하게 되어 있는데 현실 상 헌법재판은 4-5년이 소모되고 조약기구에서의 심사가 2-3년 걸리는 것을 고려했을 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법원에서 헌법상 명시되어 있기는 하나 개인진정이 접수된 사례는 전무하다고 밝혔다.

 

이어 청중으로 참여한 홍익대학교 조희경 법대 교수는 명예훼손 피고의 진실이 입증될 경우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공적 사안에 대해 원고에게 진실을 밝힐 책임과 공표된 사실이 중대한 악의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영미법을 예로 들며 공적 인물에 대한 표현의 자유와 국내법상 명예훼손의 범위에 대해 질문했다.

 

현재 국내법상 명예훼손은 비방의 목적(“intent to defame”) 및 사실 여부에 따라 가중 처벌이 되며 그 사실 여부에 대한 증명도 피고 (발언자)가 하도록 되어있다. 반면 특별보고관의 보고서는 사실의 적시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는 규정이나 악의적 의도 (“malicious intent”)에 대한 규정의 부재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관표 서기관은 미네르바 사건과 박원순 변호사 사건 등 최근 법원의 잇단 판결로  국가 혹은 공공기관과 개인간 명예훼손에 대한 기준이 세워졌음을 밝혔고 오재창 변호사는 공적 인물 및 공적 사안에 대한 명예 훼손 처벌에 관한 특별 보고관의 문제의식을 다시 한번 힘주어 강조했다.  

 

그러나 자유권 규약 일반논평 34호 또한 공적 인사 및 공적 사안에 한해서 명예 훼손법의 적용은 최소화 되어야 한다고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일반논평 34(단락 13, 20)에서는 공공 및 정치적 쟁점에 대한 시민, 후보자 및 선출 대표자간의 자유로운 정보 및 아이디어의 의사소통은 필수적이다. 이는 검열이나 제한 없이 자유로운 언론 및 다른 매체가 공공 쟁점에 대해 비판하고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와 같이 밝히며 공적 사안에 대한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표현의 양식이 모욕적이라고 해서 처벌을 가하는 것은 정당화 될 수 없고또한모든 공적 인사, 최상의 정치적 권한을 행사하는 국가 원수 혹은 정부부처장 또한 정당한 비판과 정치적 반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본 위원회는 이러한 사안에 관련된국가 원수 폄하 및 공무원의 명예 보호 등에 대한 처벌법들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당사국은 군(), 혹은 정부와 같은 기관에 대한 비판을 금해서는 안 된다.”고 보다 구체적으로 공공 기관 및 공적 인사에 대한 비판에 대한 표현의 자유의 제한을 금하고 있다.(단락 38)

 

덧붙여 모명예훼손법은그 중에서도 특히처벌가능한명예훼손에관련된법은사실 유무와 관계없이 명예훼손 발언에 대한 방어(defence)를 내포하여야 하며사실 입증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성질의표현양식에대해서는적용되어서는된다고 발언자의 사실 입증에 대한 책임 또한 최소화하고 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이날 토론회는 주어진 시간을 훨씬 넘긴 오후 6시가 가까운 시간에 마무리가 되었다. 이날 토론회의 사회를 맡은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 사무국장은 앞으로 정기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위한 연대 모임을 통해 국가의 규제나 간섭이 아닌시민의 자율성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표현의 자유를 만들어 가기 위한 활동과 함께, 특별보고관의 권고 이행사항 감시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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