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 몽골학생 사건 1년을 돌아보며

201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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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 몽골학생 사건 1년을 돌아보며

- 추방학생복교와 재발방지대책마련 촉구활동을 되돌아보는 간담회

 

몽골 출신 이주아동 K가 친구들의 싸움을 말리다가 미등록 신분이 조회되어 본국으로 추방된 지 1년이 지났다. K는 2012년 10월 5일 몽골로 추방되는 과정에서부터 중대한 인권침해를 겪었으며, 추방된 후에는 부모와 떨어져 몽골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미성년자인 K가 홀로 힘든 시간을 견디는 동안 한국에서 인권단체들은 K의 재입국과 학교 복귀를 위해 탄원 활동을 벌였다. 강제추방 사건이 발생한 직후 국가인권위원회 및 유엔에 개인 진정을 냈고, 국회와 정부·교육계·국내외 시민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서명 활동을 진행했다.

K의 한국 복귀를 위한 연대체인 ‘추방 몽골인학생 복교와 재발방지대책 촉구 인권연대’가 이 같은 활동을 이어간 지 꼭 1년이 되어간다. K는 몽골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렀고, 여전히 미성년자인 채 홀로 몽골에 머물러 있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한국 대학 입학을 꿈꿀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다. 인권위가 지난한 조사 끝에 법무부의 인권 침해 사실을 인정하며 권고를 내렸고, 법무부가 K의 한국 대학 입학을 조건으로 재입국 규제 해제를 약속한 것이다. 비록 본래 목표였던 한국 고등학교로의 복귀는 어렵게 되었고 한국측 대학의 입학 조건에 미등록 신분에 대한 제한이 있어 넘어야 할 산들이 남아 있지만, 가능한 대학과 협의를 통해 타개책을 찾을 예정이다.

 

지난 4월 국회인권포럼 토론회장 앞에 설치되었던 서명 모음판

 

추방 후 3년간 재입국 금지라는 규제 해제 결정이 가능했던 것은 아동의 교육권에 대해서만큼은 사건의 책임자들이 어느 정도 공감했기 때문이다. 교육이란 일생을 통틀어 지속되는 것이긴 하지만, 특정 시기에 남들과 동등하게 보장받아야 할 교육권을 놓치면 사회적 소외가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다는 점에서 정규 교육을 받을 권리는 무척이나 중요하다. 이주아동은 경제적·사회적 여건의 불리함에다 체류 지위에서 오는 불안정성 탓에 일생동안 사회적 소수자로서 살아가게 된다. 유엔 교육권 특별보고관은 2010년 제14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주민과 난민, 비보호 아동이 평생에 걸쳐 교육 기회에서 배제되는 것은 이들의 사회적 주변화를 점점 가중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만약 법무부와 교육부가 K의 한국 고등학교로의 복귀를 가능케 하는 방향으로 조치를 취했다면 이 같은 교육권의 본질에 좀 더 근접한 결정이었을 것이다. 대학입학이라는 정부가 보기에 허울 좋은 명분을 내세우기보다, K가 체류 지위 때문에 폭력적으로 정규 교육권을 박탈당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을 더 명확히 보여주는 길이기 때문이다.

K의 사례로 연대활동을 진행하는 동안 이주민 인권에 얽혀있는 많은 이슈들이 수면위에 떠올랐다. 이주민과 그 가족의 체류권, 이주민 가족의 결합권, 이주아동의 교육권과 건강권, 이주민의 강제 추방 과정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들, 이주민의 체류권과 관련된 한국민의 외국인 혐오 정서 등…. 우리가 목표했던 것은 K의 한국 복귀였지만 해야 할 일은 학교 복귀만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추방 몽골인학생 복교와 재발방지대책 촉구 인권연대’는 사건 발생 1년을 즈음해 그간의 활동 결과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K의 한국 복귀가 결정된 후 오히려 이주민 인권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연대체의 이름으로 활동하는 것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사건 관계자들과 인권단체, 교육계 단체들을 초청하여 간담회를 연다. 간담회 초청장을 붙임하며 많은 분들의 참석을 기대한다.

 

추방학생복교와 재발방지대책마련 촉구활동을 되돌아보는 간담회 초청장

 

안녕하세요.

2012년 10월 5일 고등학교 재학중에 다른 학생들의 사건에 휘말려 김00 학생이 한국에서 강제로 추방당하고 벌써 1년이 되어갑니다. 이 1년 동안 이 사안을 둘러싸고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이 사안은 반인권적일 뿐만 아니라 국제조약, 국내법 등의 관련 규정에도 어긋난 잘못된 조치로서 인권단체들은 물론 많은 한국인들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에 이주민인권단체들이 네트워크를 만들어 이 사안의 부당함을 알리고 동일사례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각계에 요구하는 한편, 김00학생의 복교를 위해 애써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단체들, 국회의원들의 도움으로 교육부와 법무부의 진전된 태도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사안의 인권침해측면을 적절히 지적하면서 개선을 권고하기도 하였습니다. 한편, 몽골로 추방당한 김00군은 어쩔 수 없이 말도 글도 잘 모르지만 몽골의 고등학교로 입학하였고, 몽골학제에 따라 2013년 5월 고등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다니던 학교로 복교할 수는 없지만 몽골보다 더 적응이 잘 되어 있는 한국의 대학에서 공부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김00학생의 진로에도 변화가 있었고 해서 이 사안의 해결을 위해 애써왔던 추방몽골인학생복교와재발방지대책마련촉구인권연대에서 추방 1년을 맞아 그간 활동을 되새겨보고, 향후에도 이 땅의 이주아동의 기본권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따뜻한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여러 일로 분주하시겠지만 잠시 시간을 내주셔서 이 사안에 대해 보여주셨던 관심과 애정에 감사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간담회 일시 : 2013년 10월 8일 화요일 오후 3시~5시

간담회 장소 :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2층 제1 간담회실

  • (04542) 서울시 중구 청계천로 100, 서관 10층 1058호(수표동, 시그니처타워)  
  • Tel. 02)6287-1210  
  • E-mail. kocun@kocu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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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무실 운영시간: 월-금 9:00 ~ 17:00 / 휴무. 토,일,공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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