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네비] 여성살해 감시기구 (femicide watch), 왜 필요한가?

201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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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 2016. 11. 25() | 06 | 키워드 : 젠더, 여성폭력

 


여성살해 감시기구(femicide watch),왜 필요한가?


                                                                                                                                 기원



다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기념일들이 있지만,11 25일은 그냥 넘어가기 어렵다 (비록이 글은 늦었지만). ‘국제 여성폭력철폐의 날(InternationalDay for the Elimination of Violence against Women)’ 말이다.

 

“2015년 한 해 동안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은 최소 91, 살인미수로 살아남은 여성은 최소 95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최소 1.9일의간격으로 1의 여성이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살해당할위협에 처해 있다.”- 한국여성의전화 통계분석 (바로가기)

 

여성폭력에 관한 국제적인 통계 역시 경악스럽긴 마찬가지다. 유엔 여성기구 (UN Women)에 따르면, 여성은 3명 중 1꼴로일생동안 최소 한 차례 폭력을 경험하며 그 중 대부분은 친밀한 관계에 있는 파트너가 가해자다. 이 때문에국제사회는 한 발 더 나아가 세계인권선언 제정 기념일인 12 10일까지를젠더폭력반대행동의 16(16days of activism)’로 정하고 매해 주제를 정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바로가기).

 

다수의 여성폭력사건이인권침해적 성향을가진 개인에 의해 우발적이고 단편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이 아님은 너무도 자명하다. 유엔 여성폭력 특별보고관 또한 젠더에 기반한 살해가 연속선상에 있었던 폭력이 극대화되어 발현된 것일 뿐이며, 이 연속적인 폭력은 결국개인적 차원의(고립된) 목적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인종, 제도, 섹슈얼리티, 계급등 사회의 위계질서를 표현하고 유지하며 주변화된 집단들의 불평등을 지속하려는 제도적 논리를 따른다고분석한다(A/HRC/20/16). 물론, 개인적 차원의 문제를아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를 건드려야만 한다는 것이다.

 

여성살해 (femicide)’는젠더 중립적인 ‘homicide (호미사이드)’가 여성에대한 불평등과 탄압, 그리고 구조적 폭력이 있는 현실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19세기에 등장한 용어다. 단순히 여성을 혐오하는 남성에 의한 살인을넘어 모든 형태의 성차별적인 살인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되어 왔다.

 

나아가 여성살해는마녀사냥, ‘명예살인, 무력 분쟁에 따른 살인 등 직접적인 살해 뿐 아니라 안전하지 못한 낙태수술로 인한 죽음, 여성 성기절단과 같은 유해한 사회적 관행으로 인한 죽음, 트래피킹(‘trafficking’은 주로인신매매로 번역되나 단순한 신체 매매 행위의 뜻을 가진 용어에 개념이 함축될 수 없다고 보고 그대로 트래피킹이라고 썼음)에 따른 죽음, 굶주림과 학대 등 방임으로 인한 죽음, 국가의 작위 또는 부작위로 인한 죽음 등 간접적인 살해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굳이 개념을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는, 너무뻔하지만 여성살해를 어떻게 정의 내리느냐에 따라 국가통계와 그에 따른 정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여성들이자신을 무시해서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죽였다는 사건조차조현병환자의 우발적 범행으로 규정짓는 정부라면, 더더욱 개념을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다시 돌아와 11 25,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 유엔여성폭력 특별보고관은 모든 유엔 회원국에게 매해 이 날, 국제여성폭력철폐의 날에 맞추어 젠더에 기반한살해 관련 데이터를 발표할 것을 권고했다. 이 때, 그 데이터는반드시 최소한으로 희생자의나이와 민족 가해자의성별 가해자와희생자()간의 관계 가해자에대해 이뤄진 기소와 처벌에 관한 정보를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여성살해 감시기구 (femicide watch)를 만들 것을 권고했다. 이 기구를 통해데이터가 단순히 데이터로 남아있지 않고 모든 사건이 개별적이고 신중하게 분석되어 예방조치를 강화하도록 해야한다.

 

최근 여성혐오에 대한 논쟁이 하루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주가 멀다 하고 터져나오고있다. 그것이 여성혐오이냐 아니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사이, 정확히말하면 1.9일에 한 명의 여성은 다시 살해되거나 살해위협에 놓여있는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지금, 젠더폭력반대행동, 16일의 여정을 시작하며, 여성살해 감시기구 설립을 요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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