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차 인권이사회] 공식적인 법적 사과와 개인에 대한 배상이 이뤄지는 그날까지 끝나지 않는 전쟁

201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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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인 법적 사과와 개인에 대한 배상이 이뤄지는 그날까지 끝나지 않는 전쟁

 

KOCUN 활동가 가원

 

다큐멘터리 Within Every Woman 中에서

 

“할머니, 결혼은 하셨어요?”

“어떻게 이 몸으로 결혼을 하겠어...성한 곳이 없는데...”

 

16, 17세 나이로 전쟁에 강제 징용되어 7-8년 가까이 일본군의 성노예로 살아낸 할머니들의 몸이 성할리 없다. 장기간 성적학대와 노예상태로 고통스럽게 살아낸 생애였고 이제 그 삶을 이어가는 생존자는 고작 56명이다. 지난 9월11일 제 24차 유엔인권이사회가 열리는 중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국제앰네스티가 공동주최한 “일본군 성노예 생존자들을 위한 정의” 행사에서 상영한 짧은 다큐멘터리 “Within Every Woman'은 ‘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이 살아낸 삶과 일본정부를 상대를 긴나긴 싸움을 압축적으로 드러내었다.

 

한 사람의 인권은 지구보다 무겁다고 했던가. 10분여 남짓한 다큐멘터리는 전쟁이 빚어낸 조직적 여성인권유린, 그리고 60년이 지난 오늘날도 복원되지 않는 그들의 삶에 대한 국가(일본)의 전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이날 행사에는 ''''''''위안부'''''''' 생존자 김복동 할머니(88)가 참석하여, 성노예 강제동원에 대한 공식적인 법적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며 국제적인 연대를 호소하였다. 우연히도 바로 며칠 전 친한 후배와 그의 일본인 남편K를 만난 술자리에서 ''''''''위안부'''''''' 문제를 두고 설전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꽤나 박식하고 소양이 있는 K의 입에서 성노예 문제는 소위 ‘전시 중에는 어쩔 수 없는 문제’라는 식의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실망감보다는 ‘그럼 그렇지’ 라는 일종의 허탈한 한숨만이 나올 뿐이었다. 그가 국수주의에 빠진 일본인이어서라기보다는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전쟁을 정당화 하고 여성에 대한 폭력을 대의를 위한 개인의 희생(?)정도로 치부하는 모습을 주변에서 많이 봐왔기때문이다.   

 

전시 중 여성에 대한 폭력, 특히 성폭력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엄연한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이러한 전시 조직적 강간이나 육체적 학대, 성적 복종 등은 노예에 준하는 행위임을 인정하고 있다. 지난 1995년 발표된 여성폭력특별보고관의 보고서에는 ''''''''위안부'''''''' 라는 용어보다는 “일본군 성노예”가 더 정확하고 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으며 현대적 형태의 노예제에 관한 실무그룹도 동일하게 이를 견지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도 전시중 여성에 대한 폭력에 대한 일반토론을 통해 전시중 성폭행을 여성에 대한 심각한 차별이자 가장 극심한 폭력으로 인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G8(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러시아) 국가들은 한자리에 모여 ‘전시성폭력 근절에 관한 G8 선언(Declaration on Preventing Sexual Violence In Conflict)’을 채택하여 무력 분쟁시 발생하는 강간 및 모든 형태의 심각한 성폭력이 전쟁범죄이고 제네바 협약을 심각하게 위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책임자에 대한 기소와 처벌이 뒤따를 것에 합의했다.

 

이번 24차 인권이사회 사이드 이벤트에 연사로 참여한 유엔 진실․ 정의․ 배상 증진과 재발방지에 관한 특별보고관은 피해자에 대한 배상의무에 대한 발표를 통해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대한 일본정부의 사과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일본정부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과 공식적인 사죄와 전쟁범죄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채 경제적 보상을 언급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성폭력은 주로 여성 집단에게 일어나는 권력관계가 얽혀있는 사회 문제이고 넓은 의미에서 극단적인 형태의 여성차별의 문제이다. 전쟁 중 ''''''''위안부''''''''라는 형태의 조직적인 성폭력이 가능했던 것 역시 일상적 여성차별과 폭력을 이해하지 않고는 제대로 바라볼 수 없다. 전시 성폭력은 전쟁 중에만 잠시 잠깐 일어나는 비일상적인 단일한 사건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생존 ‘위안부’ 할머니의 문제는 세계인구 절반의 문제이고 보다 평등한 동시대를 살아가고자 하는 우리 모두가 나서 해결할 문제가 아닐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서는 최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전세계 1억인 서명운동에 나섰다. “일본정부에게 요구하는 것은 돈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이다. 내가 죽기전 일본 정부의 사과가 이뤄지게 해달라. 여러분들이 도와달라.” 라는 김복동 할머니의 절절한 외침을 외면하지 말자.   

 

[참고] 서명운동 페이지

https://www.womenandwar.net/contents/custom/campaign/kr/campaign.nx?page_str_menu=0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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