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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인턴 활동 후기
고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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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구 활동가의 꿈에 부풀어 학교에 입학한 이래로, 학부 전공 수업을 들으며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은, ‘인도주의적(humanitarian)’ 접근을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인권’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고민을 점점 더 쌓아두기만 한 채로 졸업을 앞두고 일을 찾던 중에, 왜인지 모르겠으나 국제학과 인권이라는 두 가지 분야가 겹쳐지는 듯한 곳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코쿤과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된 것이었다...
우연일지 운명(!)일지 코쿤에서 인턴으로 활동할 수 있던 것은 나에게 큰 행운이었다. 처음 국제학 전공을 선택했을 때 배우고 싶었던 것, 하고 싶었던 일들에 대해 마음껏 배우고 직접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럼으로써 더 많은 고민이 생겨나기도 했다. UN의 인권보호 매커니즘을 보며 인권 문제를 국제 사회에 호소할 수단이 그만큼 다양하다는 점에서 희망을 느낀 적도 있었고, 때로는 국가들 간의 힘의 줄다리기 사이에서 인권 문제가 너무나 작아 보이는 순간들도 있었다. 아마도 이 ‘인권’이라는 숙제는 내가 평생 풀어나가야 할 테지만, 코쿤에서의 활동을 통해서 이 숙제를 풀 수 있는 길을 조금쯤은 알게 되었다고 믿고 있다.
1년 남짓한 인턴 활동을 돌아보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사회권포럼을 진행했던 일이다. 특히 예전부터 노동권과 주거권 문제들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나 스스로도 많은 것을 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고, 그래서 많은 부분들에서 조금 욕심을 냈었다. 물론 처음 해 보는 일에 욕심을 냈던 것인지라 모든 것이 매끄럽지만은 않았다. 프로그램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해 본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돌이켜 보면 2월의 기획 단계부터 시작해 예산, 섭외, 기획단 모집의 실무과정을 거쳐 실제로 기획단이 활동을 진행한 7월부터 12월까지, 어느 하나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있는 순간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부딪쳐 가면서 배울 수 있었던 것도 많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며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들도 많았다. 특히나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이 생각하는 ‘인권’과 ‘사회권’에 대한 생각을 함께 나누었던 것이 큰 힘이 되었다.
제네바 인권연수 프로그램을 함께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무엇보다 소중한 기회였다. 제네바 연수 프로그램의 참가자들과 함께 인권이사회와 장애인권리위원회를 참관하고 토론하면서, 추상적으로 느껴지던 국제인권규약과 인권보호 매커니즘이 실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장애인권리위원회에서 NGO 보고서 연대의 현지 사이드 이벤트를 지원하고 참관했을 때에는, 시민단체의 일원으로서 내가 아주 미약하게나마 유엔의 인권매커니즘에 참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다시는 경험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2014년 인턴 활동 후기
고예린
국제기구 활동가의 꿈에 부풀어 학교에 입학한 이래로, 학부 전공 수업을 들으며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은, ‘인도주의적(humanitarian)’ 접근을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인권’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고민을 점점 더 쌓아두기만 한 채로 졸업을 앞두고 일을 찾던 중에, 왜인지 모르겠으나 국제학과 인권이라는 두 가지 분야가 겹쳐지는 듯한 곳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코쿤과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된 것이었다...
우연일지 운명(!)일지 코쿤에서 인턴으로 활동할 수 있던 것은 나에게 큰 행운이었다. 처음 국제학 전공을 선택했을 때 배우고 싶었던 것, 하고 싶었던 일들에 대해 마음껏 배우고 직접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럼으로써 더 많은 고민이 생겨나기도 했다. UN의 인권보호 매커니즘을 보며 인권 문제를 국제 사회에 호소할 수단이 그만큼 다양하다는 점에서 희망을 느낀 적도 있었고, 때로는 국가들 간의 힘의 줄다리기 사이에서 인권 문제가 너무나 작아 보이는 순간들도 있었다. 아마도 이 ‘인권’이라는 숙제는 내가 평생 풀어나가야 할 테지만, 코쿤에서의 활동을 통해서 이 숙제를 풀 수 있는 길을 조금쯤은 알게 되었다고 믿고 있다.
1년 남짓한 인턴 활동을 돌아보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사회권포럼을 진행했던 일이다. 특히 예전부터 노동권과 주거권 문제들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나 스스로도 많은 것을 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고, 그래서 많은 부분들에서 조금 욕심을 냈었다. 물론 처음 해 보는 일에 욕심을 냈던 것인지라 모든 것이 매끄럽지만은 않았다. 프로그램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해 본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돌이켜 보면 2월의 기획 단계부터 시작해 예산, 섭외, 기획단 모집의 실무과정을 거쳐 실제로 기획단이 활동을 진행한 7월부터 12월까지, 어느 하나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있는 순간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부딪쳐 가면서 배울 수 있었던 것도 많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며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들도 많았다. 특히나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이 생각하는 ‘인권’과 ‘사회권’에 대한 생각을 함께 나누었던 것이 큰 힘이 되었다.
제네바 인권연수 프로그램을 함께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무엇보다 소중한 기회였다. 제네바 연수 프로그램의 참가자들과 함께 인권이사회와 장애인권리위원회를 참관하고 토론하면서, 추상적으로 느껴지던 국제인권규약과 인권보호 매커니즘이 실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장애인권리위원회에서 NGO 보고서 연대의 현지 사이드 이벤트를 지원하고 참관했을 때에는, 시민단체의 일원으로서 내가 아주 미약하게나마 유엔의 인권매커니즘에 참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다시는 경험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