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코쿤 사무국 인턴쉽 활동후기 -황현유

2012-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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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인권정책센터 ‘KOCUN (Korea Center for United Nations Human Rights Policy)’ 에 대해 처음 접하였던 때가 기억난다. 단체명을 보고 바로 인권에 대한 일을 하는 곳임을 알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인권이라는 단어의 모호성 때문에 인턴을 하면서 어떤 경험을 가지게 될지 구체적으로 짐작이 되지 않았다. 어리둥절하게 출근한 첫 날 참석한 중국 이주여성 살인사건에 대한 간담회를 시작으로 나는 2개월 간 코쿤에서 다양한 경험과 활동을 하면서인권에 대한 정의를 구체화할 수 있었다.

유독 더웠던 이번 여름, 시원한 사무실의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처음 맡게 된 업무는 동남아 지역에 갈 한국 생활 교본을 영어로 번역하고 완성하는 일이었다. 사실 번역작업은 유학생인 나로써는 자주 해본 일이라 특별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또한 나는 한국사람이기에 한국으로 이주 오려는 사람들을 위한 교본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잘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맡은 부분을 하나하나 번역해 나가면서 나는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교본을 읽으면 읽을 수록 점차 한국으로 이주해온 사람들의 시각을 알게 되었고, 내가 처음 캐나다에 공부를 하러 갔을 때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새로운 사회에서 적응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생각해 보게 된 것이다. 나에게는 당연한 우리사회의 의식주문화, 가치관, 예절 등이 이주민들에게는 모두 새롭고 두렵게 느껴질 것이었다. 그런 이주민들에게 그 교본은 매우 큰 가치를 지닌 것이었다.

짧은 인턴기간 동안 가장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기회는 3일간 열린 인권강좌였다. 여기에서도 이주민에 관한 문제들이 다루어 졌지만 그보다 더 큰 범위의인권 침해에 대해서 배우고 얘기할 수 있는 기회였다. 강의를 들으며 나는 나도 모르게 머리에 박혀있었던 편견들이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예를 들어 강의에서 언급되었던 지하철의 노숙자들, 화장하고 있는 여중생, 스킨쉽 하는 노부부, 등등 딱히 인식하지 못했던 유형의 사람들에 대해서도 무의식적으로 많은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 나를 놀라게 했다. 인권강좌에서 또 한가지 기억에 남는 부분은 한국 사회가 그 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이주민의 자녀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었다. 아직까지는 다문화를 완전히 수용하지 않는 우리 사회에서 아이들이 학교를 다닐 때 받은 고통과,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진 부모가 이혼을 택했을 경우에 두 나라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는 어린 아이들의 사례를 들으면서 인권이라는 단어의 또 한 부분을 채울 수 있었다.

이런 굵직한 활동들도 큰 가르침을 줬지만, 매일 사무실에서 인권에 관련된 단체나 기사를 모니터링 하는 일도 많은 도움이 됐다. 코쿤에서 일하면서 처음 알게 된 Global Forum on Migration and Development (GFMD)는 이주와 발전을 위해 매년 열리는 포럼인데 이 포럼이 해마다 해왔던 주제들을 읽고 번역하면서 포럼이 이주민 인권보호의 발전에 있어 얼마나 큰 구심점이 되어주는 지 알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가 어떤 인권적 이슈에 주목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인턴활동을 하면서 얻은 것 중 가장 큰 것은 나 자신의 편견과 잘못된 가치관을 인식하고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여러 강의와 활동들을 통해 스스로가 가진 왜곡된 시각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그 것은 나도 모르게 이주민이나 다른 인권 침해의 피해자들에게 휘두르는 칼이 되었을 뻔 한 것이었다. 인턴생활이 끝난 지금, 나는 코쿤에서 경험한 것과 깨달은 것을 바탕으로 인간의 존엄성이 온전히 보호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작지만 가치 있는 한 발을 내딛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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