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하반기 사무국 인턴십 활동후기_이지은

2012-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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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CUN 사무국 인턴활동기

이지은

 

은 학점이 많지 않았던 주 3파의 졸업예정자. 잡힐 듯 말 듯 하던 졸업 이후의 삶이 꼭 KOCUN 사무실을 찾아가던 나의 초행길과 닮아 있었다. 인권 전반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그만큼 다양한 인권 이슈들을 접하면서도 더욱 중점을 두게 될 이슈, 곧 비전의 뿌리를 찾고 싶었다. 수업이 없던 이틀의 시간을 다가올 미래를 위해 사용하고자 지원한 곳이 바로 KOCUN 유엔인권팀이었다.

 

 

유엔의 재발견, 그에 따른 부끄러움의 반성

국제관계학을 전공, 국제기구 관련 수업들을 수강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인턴 합격 후의 몇 주간은 머릿속이 복잡했다. 인권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나 부서, 제도만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게다가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 (OHCHR) 등 관련 기사들을 번역할 때마다 한글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단어들과 항상 씨름했다. 근무 시작 후 약 한 달간 팀장님의 지도로 함께 인턴으로 활동한 동료로 부터 배워가는 기쁨을 얻었고, 다양한 기사들을 접하면서 인권이사회로 대표되는 헌장기구와 협약을 기반에 둔 조약기구 등 유엔인권보호제도를 전반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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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학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가졌던 UN에 대한 인식은 “투명 인간”에 가까웠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정작 눈에 보이지 않아 현실성이 떨어지는 듯 하는 존재로 다가왔던 것이다. 이처럼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한계점에 더 집중하던 갇힌 시야를 확장시키기 원했고, 이러한 점에서 KOCUN에서 보낸 6개월의 시간은 정말 헛되지 않았다.

 

KOCUN이 주었던 기회들

인턴으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다루었던 이슈는 인터넷상에서의 표현의 자유와 성 정체성 및 성적 지향을 근거로 한 차별이었다. 최근 1, 2년 사이에 중동 지역의 자스민 혁명을 계기로 주목받게 된 인터넷,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활발한 의견 표출에 대해 유엔 또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추세였다. 

 

인터넷에 대한 접근 자체를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에서 인터넷이 가장 보편화되어있다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인터넷 상 정보에 대한 공권력의 개입, 그에 따른 임의적 처벌로 인한 인권침해를 항상 경계해야 함을 깨달았다. 정부에 비판적 혹은 민감한 사안에 관한 정보에 대한 완전한 자유를 보장하려는 노력의 필요성을 실감하였다. 

 

인턴활동을 통해 개인적 관심을 구체화 했던 또 다른 이슈는 성소수자인권에 관한 것이었다. 인턴활동을 시작하기 직전 부산 BEXCO에서 개최된 제10회 아시아태평양에이즈대회의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면서 만났던 성소수자 인권 단체들을 통해 해당 이슈에 주목하였는데, KOCUN에서 관심을 더욱 키울 수 있었다. 마침 2011년은 유엔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남아공, 호주 등 일부 국가들까지 성소수자의 인권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는 한 해였다. 유엔 최초의 성적지향과 성정체성에 관해 발의한 결의안이 지난 6월 개최된 17차 유엔인권이사회 회기에서 채택되고, 이를 바탕으로 12월에는 유엔인권최고대표가 ‘성적지향과 성정체성에 근거한 차별 법률 및 관행과 폭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인권이사회에 제출하였다. 

 

이처럼 전 세계의 성소수자들이 겪고 있는 광범위한 폭력과 차별을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부정적인 사회적 선입견이 차별의 근본 원인이 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 12월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으로 주최한 유엔인권권고 실효적 이행 심포지움, 그리고 올해 2월 '국제인권전문가와 국내인권활동가에게 듣는 인권이야기'라는 주제의 KOCUN 인권 강좌 또한 기억에 남는다. 심포지움을 통해 주요 국제인권조약 이행기구 및 유엔헌장기구가 지적하는 자유권, 사회권, 여성, 이주, 인종, 아동, 장애인 인권 등의 현황을 실제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권고 이행의 국내 메커니즘 설립이 시급하다는 점을 실감하였다. 올 10월에 있을 2차 UPR를 앞둔 우리나라 정부뿐만 아니라 관련 국가기관 및 시민 단체들의 통합된 노력을 희망하였다. 3일간 진행된 인권 강좌에서는 인권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기본 강좌 외에도 이주나 난민, 정보 인권 등의 특정 이슈들에 대해 접할 수 있었다.

 

인턴 활동을 마치며

KOCUN을 떠나야 하는 시간까지 직접 다루거나 보고 들었던 인권 이슈들 중에서 궁극적으로 하나를 비전으로 삼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동안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이슈들을 알게 되면서 인권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게 된 것이야 말로 KOCUN에서의 인턴 활동을 통해 얻은 가장 값진 선물이었다.

 

또한 6개월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 업무와 교육 등 다양한 기회를 통해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소중한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지금까지 인턴들 중 가장 오랜 기간 일했는데 수고 많았다고 말씀하시면서 그 이상으로 쏟아주신 도움과 조언, 그리고 애정은 활동가를 꿈꾸는 스스로에게 항상 자기반성과 도전의식을 질문하게 하였다.

 

KOCUN에서 일하게 될 예비 인턴들에게도 몇 개월의 시간이 유엔 인권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와 우리나라 및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인권이슈에 대한 관심을 높이면서 자신이 일하고자 하는 삶의 방향을 구상해 나가는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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