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위선주 前코쿤 활동가_결혼이민(F-6) 사증 발급 기준 강화에 대한 평가와 제언

201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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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민(F-6) 사증 발급 기준 강화에 대한 평가와 제언

 

위선주 (서울대 여성학협동과정 박사수료)


 

필자소개 코쿤에서 결혼이민자 현지사전교육 실무담당자로 활동했던 필자는 서울대학교 여성학협동과정 박사과정을 수료하였고 논저로는 아시아 결혼이주체제에서의 출신국 정책연구: 필리핀, 베트남, 몽골을 중심으로 (석사학위논문), “자녀의 성본 변경을 통해 본 부계가족의 정상성과 어머니의 지위 (공저) 가 있다. 최근에 출판된 젠더와 세계정치라는 제목의 책의 공동저자로도 참여하여 베트남과 필리핀의 결혼이주 관련 정책연구라는 주제의 글을 집필하였다. 


 법무부는 2013년 5월 결혼이민 사증 발급 기준을 강화한 내용의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여 내년 상반기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결혼이민자의 한국어 구사 능력 심사 강화, 둘째, 한국인 초청자의 소득 수준 심사 강화, 셋째, 결혼이민 사증 발급 횟수 제한이다. 법무부는 이미 2011년 3월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결혼동거 목적의 외국인 초청절차 조항을 신설하고 사증 발급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결혼이민 사증 발급 절차가 까다로워진 결과, 2011년 한국 남성과 외국인 여성과의 결혼 건수가 전년도에 비해 4,000건 가까이 감소하기도 했다. 국제결혼 및 이에 뒤이은 결혼이주 현상에는 결혼이주와 관련된 국가 간 정치적․경제적․사회적 관계, 각국의 인구․이민 정책, 국제결혼중개업 시장의 양상, 여성 개인들의 더 나은 삶에 대한 욕구, 남성 개인들의 가족 형성의 욕구 등 다양한 요인들이 개입하지만, 이외에도 목적국의 결혼이주 관련 정책, 즉 인구․ 가족정책이나 출입국관리정책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출입국관리정책은 결혼이주자들의 이주 가능 여부, 자격과 조건 등을 규정하기 때문에 이주에 있어 게이트키퍼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지난 2011년 3월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 개정과 2013년 5월 제출된 개정안의 내용을 살펴보고 결혼이주여성의 인권 보호 관점에서 이에 대한 평가 및 제언을 하고자 한다.

 

 2011년 3월 7일 개정․시행된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에서는 결혼동거 목적의 외국인 초청절차 조항과 결혼동거 목적의 사증 발급 기준 조항이 신설되었다. 결혼동거 목적의 사증을 발급받기 위해서는 초청인(한국인 배우자)이 “국제결혼 안내프로그램”을 이수했다는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국제결혼 안내프로그램”은 배우자의 입국 전 한국인 배우자가 결혼 생활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의의를 가질 수 있으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단지 명목에 그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3시간으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에서는 국제결혼 관련 현지 국가의 제도․문화․예절, 결혼사증 발급 절차 및 심사기준, 결혼이민자 상담․피해사례 및 경험담 등을 소개한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을 단지 3시간의 교육을 통해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이 국가별로 특화되어 있지 않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국제결혼 안내프로그램”은 특정국가(중국,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태국) 국민과 결혼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데, 이러한 특정국가 지정에 대해 한국 정부는 이들 국가가 상대적으로 이혼율이 높거나 한국 국적을 다수 취득한 국가라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근거는 설득력이 약하고 오히려 결혼이주여성의 ‘위장결혼’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혐의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정국가가 대부분 국제결혼중개업체(자)를 통한 결혼이 많이 이루어지는 국가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중개업에 의한 폐단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음에도 국제결혼중개업 허용 정책에 대한 근본적 재고 없이 “국제결혼 안내프로그램”과 같은 사후 처방만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상업적 국제결혼중개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는 국가에서의 결혼중개업체(자)의 활동에 대한 방임은 국제결혼 상대방 국가의 주권 침해에 다름 아니라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국제결혼 안내프로그램”이 갖는 또 다른 문제점은 국가별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프로그램이 국제결혼 상대방 국가에 대한 인식 제고를 목적으로 한다면 국가별 특수성을 고려한 교육의 분화는 필수적이다. 앞서 언급한 특정국가 7개국은 모두 아시아 국가라 할지라도 지리적․문화적 인접성은 그다지 크지 않으며, 하다못해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라 하더라도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문화적 차이는 상당하다. 마지막으로 지적할 점은 프로그램의 내용 및 시간에 있어 상대방 배우자와의 형평성 문제이다. 현재 베트남, 몽골, 필리핀에서는 결혼이민 사증 발급을 신청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최소 1일 8시간에서 3일 24시간에 이르는“결혼이민자를 위한 현지 사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비록 “국제결혼 안내프로그램”과 달리 이 사전교육은 전면적으로 의무화되어 있지 않지만 두 프로그램을 비교해볼 때 국제결혼 생활을 준비하는 양 당사자에게 제공되는 정보의 양과 질이 지나치게 비대칭적이고 특히 여성에게 보다 많은 부담이 지워지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한편 결혼동거 목적의 사증 발급 기준 조항을 살펴보면 사증 발급 시 ‘혼인의 진정성 및 정상적인 결혼 생활의 가능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국제결혼 양 당사자에 대해 교제경위 및 혼인의사 여부, 당사국의 법령에 따른 혼인의 성립 여부, 초청인의 개인 파산․부도․법원의 채무불이행 판결 등을 고려한 가족부양능력 여부, 건강상태 및 범죄경력 정보 등의 상호 제공 여부 등을 심사․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이 조항이 임의규정의 형식을 띄고 있어 그 실효성 확보가 재외공관의 의지에 달려 있다는 점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절차를 전문적으로 행할 수 있도록 인권, 젠더, 그리고 해당 문화에 대해 적절한 지식과 관점을 갖춘 인력이 확보되어야 한다(양현아, 2013). 그리고 이미 2010년 5월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결혼중개업체(자)는 결혼중개업 이용자와 상대방에게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신상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되었다는 점에서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이 상당히 지체되어 이루어졌음이 지적되어야 한다. 현행 결혼중개업관리법에서 각 상대방에게 제공되어야 한다고 규정된 신상정보는 혼인경력, 건강상태(후천성면역결핍증 및 성병 등의 감염 여부,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데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정신질환 포함), 직업, 성폭력․가정폭력․아동학대․성매매 알선 및 강요 등 관련 범죄 경력, 그밖에 상대국의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사항이다. 즉, 이미 성혼 과정에서 각 상대방이 제공받아 알고 있어야 하는 정보들을 혼인신고 후 사증 발급 단계에서 다시금 확인한다는 것은 현재 국제결혼 성혼 과정에서 상당한 폐단이 발생하고 있음을 한국 정부가 암묵적으로 인정, 수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국제결혼중개업체(자)에 대한 감독과 관리가 여전히 허술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로 인한 문제를 국제결혼 당사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혹여 이 과정에서 사증 발급이 거부되는 것은 결혼이주여성에게 불리한 상황을 조성할 수 있다.

 

 지난 5월 법무부가 발표한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결혼이민자의 한국어 구사 능력 심사 강화는 초기 결혼생활의 어려움으로 언어소통 문제가 자주 지적되고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의사소통의 어려움 극복의 부담을 결혼이주여성에게만 전가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이는 쌍방 간의 의사소통 능력 증진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한국어 습득 강요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국제결혼 안내프로그램”의 내실화를 기하면서 적어도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상대방 국가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을 포함시켜야 하며, 결혼이주여성들이 현지에서 한국어를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한국 정부가 일조하고 학습에 드는 비용의 일부를 한국인 배우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내국인 초청자의 소득 수준 심사 강화는 초청인의 실질적 가족부양능력, 즉 주거요건과 소득요건을 심사하겠다는 것이다. 초청인은 결혼이민자와 함께 거주할 충분하고 지속성 있는 주거공간이 있어야 하며, 연간 소득이 법무부장관이 매년 고시하는 일정 수준의 금액을 초과해야 한다(국민기초생활보장법 상 최저생계비의 120~150% 범위 내)(한국염, 2013). 법무부는 결혼이민자의 각종 교육 이수 비용을 위해 한국인 배우자의 경제적 부양 능력 심사가 필요하다고 하였으나, 보다 적극적으로 국제결혼 가족의 경제적 안정 및 결혼이민자의 경제적 착취 방지를 위한 방안으로 가족부양능력 심사 강화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다만 한국인 배우자의 경제적 부양 능력 입증이 남성 1인생계부양자 모델 관념을 강화시켜 결혼이주여성의 노동시장 진출 시도를 ‘위장결혼’의 근거로 판단하는 결과를 낳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현행 결혼이민 사증 발급 기준은 ‘혼인의 진정성 및 정상적인 결혼 생활의 가능성 여부’를 심사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위장결혼’ 등의 방지를 통해 한국인의 권익을 보호함과 동시에 미등록 체류를 방지하고, 한국사회의 사회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저출산고령화라는 사회적 ‘위기’와 농어민 및 도시 주변부 계층 남성(과 가족)의 재생산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손쉽게 ‘외국인 신부 수입’을 선택했으면서도 이러한 역할을 직접 몸으로 수행하는 결혼이주여성의 경험과 인권은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는 한국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국제결혼 및 결혼이주와 관련된 한국 정부의 정책은 결혼이주여성의 혼인과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들의 한국으로의 이주 이후의 인권을 보호하고 지지한다는 관점에서 설계되어야 한다는 지적(양현아, 2013)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양현아. 2013. “가족 안으로 들어온 한국의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 실험. 『저스티스』 통권 제134-2호.

한국염. 2013. “법무부의 결혼이민사증(비자)발급기준 강화정책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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